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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공직자 머슴론' 강조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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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공직자 머슴론' 강조 쓴소리

입력
2008.03.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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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0일 “공직자는 서번트(Servantㆍ머슴)다. 국민을 위한 머슴”이라고 규정하고 “말은 머슴이라고 하면서 국민에게 머슴 역할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주인인 국민보다 앞서 일어나는 게 머슴의 할 일이며 머슴이 주인보다 늦게 일어나서는 역할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기업은 잘못하면 부도나고 직원들에게 봉급을 못 주는 데 국민들이 일자리가 없고 서민들이 힘들어 할 때 공직자들이 과연 그런 생각으로 일하고 있는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가 어렵고 일자리가 줄어든들 여러분은 출퇴근만 하면 된다”며 “신분이 보장돼 있어 위기거나 아닐 때나 같은 자세인데 이제는 파산하면 어쩌나, 종업원 월급을 어떻게 줘야 하나 하는 심정으로 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취임 후 첫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머슴론’을 던진 것은 느슨한 공직사회를 쇄신, 치열한 경쟁구조인 ‘기업형’으로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경고로 풀이된다. 여기엔 ‘관(官)이 먼저 바뀌어야 나라 전체가 바뀌어진다’는 평소 지론이 담겨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창조적, 실용적, 혁신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급 이상 공직자들은 능력과 경륜을 갖췄지만, 관습과 경험에만 의존하면 발전이 없다”면서 “업무가 창의적인지, 실용적인지 생각하고 국민의 아픔을 체감해야 살아 있는 정책이 만들어 진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의 생각이 최하 공직자까지 공유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어려운 여건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중심에 여러분이 서 있다”고 말을 맺었다.

이날 업무보고는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와 현장중심 주의가 철저히 반영됐다. 공무원 출근시간인 오전9시보다 1시간30분 앞서 시작됐고 회의장은 대통령 지시대로 타원형 테이블의 넓은 면 중앙에 대통령, 맞은 편 중앙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석이 배치됐다.

회의에 앞서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커피와 샌드위치 등으로 아침식사를 하면서 “이렇게 (대통령이 직접) 와서 보고 받는 것은 처음인가”라고 물었고, 강 장관이 “전에도 가끔 그랬지만 오전7시30분에 한 적은 없다”고 답하자 “나는 (직원들) 빨리 돌려보내려고 빨리 하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회의가 시작되면서 이내 엄숙해졌다. 이 대통령은 2분으로 예정됐던 모두발언을 15분으로 늘리면서까지 공직사회의 기강잡기에 나섰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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