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물가를 생각하니 회사 주가가 울고….”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이 고민에 빠졌다. 원자재값 대란으로 연료비는 대폭 올랐는데, 전기요금은 인상은커녕 인하설까지 나오는 등 제 가닥을 잡지 못한 탓이다. 전기료에 대한 분석가들의 전망도 엇갈려 혼선을 부채질하고 있다.
10일 현재 한전은 전 주말 대비 1.17%(350원) 하락한 2만9,4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작년 12월만 해도 4만원대를 상회하던 한전 주가는 지난달 2만원대에 진입한 후 이 달 들어 매일 저가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전 주가가 3만원 밑으로 떨어진 적은 2005년 7월7일(2만9,800원)이후 한번도 없었다.
시가총액은 10일 현재 18조8,299억원. 2005년 6월 20조원대 재진입 후 20조원 밑으로 내려앉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금융지주에게 시가총액 4위 자리도 내주는 수모도 겪어야 했다.
한전이 추락하고 있는 이유는 연료비 상승과 정부의 전기료 인하설이 맞물려 공사 전환 후 첫 적자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서민생활안정 T/F 회의’에서 ‘전력요금체계 조정을 통한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언급한 바 있다.
유진투자증권 송재경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매출액 대비 연료비 비중은 2000년 24.67%에서 2007년 37.85%까지 급증했다”면서 “한전 본사 기준으로 2008년도에 영업이익 적자반전,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64.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송 연구원은 “2008년 연료비 상승률은 전년대비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09년 요금인상이 용인될 경우 적정 요금인상률은 4%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주가가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정부가 전기요금 정책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의 언급은 전체 평균 전기요금을 인하하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라며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료 인하 폭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폭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윤 연구원은 “정부 역시 한국전력이 적정한 투자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요금인상을 허가해줘야 한다”며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언젠가 ‘전력대란’이라는 치명적인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