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군의 에콰도르 국경을 넘는 반군 토벌작전으로 콜롬비아_에콰도르_베네수엘라 간에 감돌던 전운이 해소됐다.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이 7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린 리우그룹 정상회담에서 영토침범을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자, 에콰도르와 베네수엘라 정부가 사과를 받아들임으로써 사태는 발생 1주일여만에 해결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외교관계를 즉시 복원하겠다고 밝힌 베네수엘라와 달리 에콰도르 정부는 “신뢰를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으나 관계 정상화까지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콜롬비아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했던 니카라과 정부도 다음 주중 외교관계 복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갈등은 해결됐지만, 이번 사태가 당사국들에 남긴 상처는 적지 않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10일 “가장 큰 피해자는 원인을 제공한 콜롬비아 정부와 콜롬비아 정부군의 작전으로 지도부가 대거 희생된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라고 지적하고 반면 외부세력의 개입 없이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승리자는 “남미 전체”라고 평가했다.
FARC는 이번 사태로 조직 내 2인자를 잃었을 뿐 아니라 콜롬비아에서 쫓겨나 인근 국가로 도망쳐 다니는 신세라는 오점까지 남겼다. 3국이 화해의 악수를 하던 시간 3인자로 꼽히는 이반 리오스가 부하 조직원에 의해 살해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콜롬비아 정부도 반군 24명을 ‘싹쓸이’하는 작전상의 성공을 거뒀으나, ‘미국의 앞잡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고착화함으로써 좌파가 득세하는 남미에서 외교적으로 더욱 고립되는 소탐대실의 결과를 낳고 말았다.
콜롬비아 정부를 일방적으로 두둔했던 미국도 별 얻은 것이 없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지역갈등을 조정, 해결할 남미국가기구의 창설 필요성이 커진 것은 미국 정부에게는 오히려 악재이다. 미국이 주도해 창설된 미주기구(OAS)가 이번 사태 해결에 별 힘을 쓰지 못한 것은 앞으로 남미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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