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은 기적을 낳는다.”
영국 에식스주 첼름스포드에 사는 올 20세 여성 헤일리 버튼은 젊은 나이지만 얼마 전까지 머리카락이 한 올도 없는 대머리였다.
그는 7년 전 원인 모를 탈모증에 걸리면서 빠지기 시작한 머리털은 바로 하나도 남지 않게 됐고 더이상 생겨나지도 않았다.
병원을 찾은 그에게 의사는 신체 면역체계가 모낭을 질병으로 잘못 인식해 공격을 가해 결국 머리카락이 자라지 못하도록 하는 희귀병으로 진단했다.
너무 이른 나이에 민망한 모습을 갖게 된 버튼을 둘러싸곤 갖가지 소문이 나돌았다. 학교에선 그가 세수도 안할 정도로 지저분해 대머리가 됐다는 억측이 나돌았고 이웃들은 말기암에 걸렸다고 수군거렸다.
한창 민감한 사춘기에 탈모로 인해 왕따와 조롱 대상이 되면서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은 그는 ‘흉한 꼴’을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어깨까지 내려오는 가발과 모자를 늘 쓰고 지내야만 했다.
하지만 버튼은 좌절하지 않았다. 컴플렉스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공부를 택한 그는 학업에 매진해 노팅엄대학 언어학과에 진학, 현대어를 전공했다.
대학에 들어와 친구들을 사귀는 동안 외모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난 그는 트레이드마크로 된 모자와 가발을 과감히 벗어 던졌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 유학생 교류 프로그램에 따라 1년 기한의 유학을 떠난 스페인에서 도저히 믿기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버튼은 마드리드에서 35세의 현지인 톰 디모센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됐다. 나이 차가 있었지만 두 사람은 취미와 가치관이 비슷했고 더욱이 디모센은 버튼의 머리 모양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교제를 시작한지 2주일이 됐는데 그의 머리에서 머리카락이 군데군데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디모센은 둘 사이의 사랑이 '발모제' 역할을 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스페인에서 머리카락을 기른 모습으로 귀국하자 부모를 비롯한 가족과 친구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버튼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맞춰 첼름스포드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니가 당신의 눈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고 친구들은 아예 처음에는 나를 볼라 볼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는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친구들에게 “유학 동안 단지 연애를 하면서 행복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할 뿐 이 같은 변화에 딱히 설명할 게 없었다고 말했다.
런던 벨그래비아 센터의 탈모증 전문가 레오놀라 더크리스는 “대머리 증후군을 앓던 환자에게 다시 머리털이 나기 시작한 것은 의학적으로도 규명하기 어려운 수수께끼”라고 소개했다.
다만 더크리스는 “헤일리 경우 남자친구가 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 사랑을 주었기 때문에 대머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완전 해소되면서 면역체제가 저절로 정상적으로 기능, 머리칼을 다시 생기게 하는 기적을 일으켰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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