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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숫자놀음… '수수께끼' 같은 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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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숫자놀음… '수수께끼' 같은 數

입력
2008.03.0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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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부정적 의미, '4885' 휴대전화 뒷자리'6' 육감, '7' 칠거지악, '1408'호텔방 호수, '9' 불완전함

“야, 4885! 너지?”

영화 <추격자> (감독 나홍진ㆍ제작 영화사 비단길)의 이 대사는 개봉 초기부터 화제가 됐다. 전국 관객 300만 명을 돌파한 지금, 영화 <올드보이> 의 “누구냐, 너?”와 필적할 만한 대사라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과연 ‘4885’의 출생의 비밀은 무엇일까? 감독은 왜 ‘4885’를 선택한 것일까? ‘4885’의 비밀과 함께 영화 안팎의 숫자놀음을 즐겨 본다.

#영화 속 숫자

<추격자> 속 살인마 지영민(하정우)의 휴대전화 뒷자리인 ‘4885’는 나홍진 감독의 옛집 전화번호다. 또 있다. 지영민이 살인을 저지르고 시체를 파묻은 집인 ‘망원동 892-1번지’의 ‘892-1’은 나 감독의 부모님 집주소다.

감독들은 시나리오를 집필하며 주변의 인물과 특정번호를 차용하는 경우가 잦다. 보너스 하나. <추격자> 의 두 주인공인 엄중호(김윤석)와 지영민이라는 이름은 사실 나 감독의 친구 이름이다.

영화 <허밍> (감독 박대영ㆍ제작 더드림픽쳐스) 속에도 눈에 띄는 번호가 하나 등장한다. 바로 ‘900번’ 버스다. 극중 주인공 준서(이천희)와 미연(한지혜)의 추억이 잔뜩 묻어 있는 장치다. 홍보사는 “섭외에 따라 버스의 번호가 달라진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촬영 상황상 서울 경기 인근 노선의 버스를 섭외 해야 했고 900번 버스가 낙점 됐다. 준서와 미연이 첫 키스한 장소인 900번 버스 종착지에 있는 공중전화박스 역시 제작진이 마련한 세트다. 실제 900번 버스는 수원과 구로공단을 오간다.

#제목 속 숫자

숫자만으로 제목이 지어진 영화도 적잖다. 유독 공포 스릴러물이 많다. 지난해 개봉된 공포물 중 세 작품이 숫자 제목을 갖고 있었다.

영화 <1408>은 극중 호텔방 호수다. 지난 95년간 1408호실에서 묵은 투숙객이 채 1시간을 버티지 못한채 모조리 죽어나갔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1408호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영화 <444>와 <므이> 도 있다.

<444>는 4개의 문, 4개의 열쇠, 4일의 시간이라는 상황을 함축하는 제목이다. 숫자4를 한자 죽을 사(死)와 연관시켜 오싹함을 줬다. 배우 조안 차예련이 주연을 맡은 공포 영화 <므이> 에서 ‘므이’는 베트남어로 숫자 10을 가리킨다. 하지만 <444>의 숫자4와 <므이> 의 숫자10이 영화 내용과 아무런 상관 관계가 없다.

이 외에도 반전 영화의 선구자격인 영화 <식스센스> 의 ‘식스’(6)는 ‘육감(六感)’에서 나왔다. 배우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세븐> 이 분노 교만 나태 탐식 탐욕 욕정 시기 등 칠거지악(七去之惡)을 뜻함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자주 등장하는 숫자

영화에 자주 쓰이는 대표적인 숫자 중 하나는 ‘9’다. 영화 <아홉살인생> <나인 먼쓰> <나인 야드> <나인 하프 위크> 등이 있다. 9는 ‘아홉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불완전한 숫자다.< p>

아울러 10이라는 꽉찬 숫자에 근접해 있음을 의미한다. <아홉살인생> 은 처음으로 ‘아홉수’를 맞은 초등학교 3학년생 여민(김석)의 귀엽고도 심각한 삶을 조망한다. <나인 먼쓰> 는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지내는 9개월을 가리킨다. 새로운 생명이라는 완전체를 맞이하기 전 산모를 둘러싸고 아홉 달간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는다.

‘13’은 서양에서 악마의 숫자로 불리며 영화의 제목과 소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영화 <13일의 금요일>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 영화 <13고스트><13층><13구역>등이 있다. 여기서 13은 대부분 부정적 의미로 쓰였다.

<13일의 금요일>은 불세출의 살인마 제이슨을 탄생시켰고, <13층>과 <13구역>은 각각 공포와 부패의 상징으로 숫자 13을 사용했다. 외화 중 13이 부정적 의미로 쓰이지 않는 영화는 <오션스13> 정도다.

반면 숫자 ‘3’은 구색을 맞추고 안정된 의미를 담는 영화에 많이 쓰였다. 영화 <삼인조> <미녀 삼총사> <쓰리 킹즈> <삼총사> 등을 들 수 있다.

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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