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부정적 의미, '4885' 휴대전화 뒷자리'6' 육감, '7' 칠거지악, '1408'호텔방 호수, '9' 불완전함
“야, 4885! 너지?”
영화 <추격자> (감독 나홍진ㆍ제작 영화사 비단길)의 이 대사는 개봉 초기부터 화제가 됐다. 전국 관객 300만 명을 돌파한 지금, 영화 <올드보이> 의 “누구냐, 너?”와 필적할 만한 대사라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올드보이> 추격자>
과연 ‘4885’의 출생의 비밀은 무엇일까? 감독은 왜 ‘4885’를 선택한 것일까? ‘4885’의 비밀과 함께 영화 안팎의 숫자놀음을 즐겨 본다.
#영화 속 숫자
<추격자> 속 살인마 지영민(하정우)의 휴대전화 뒷자리인 ‘4885’는 나홍진 감독의 옛집 전화번호다. 또 있다. 지영민이 살인을 저지르고 시체를 파묻은 집인 ‘망원동 892-1번지’의 ‘892-1’은 나 감독의 부모님 집주소다. 추격자>
감독들은 시나리오를 집필하며 주변의 인물과 특정번호를 차용하는 경우가 잦다. 보너스 하나. <추격자> 의 두 주인공인 엄중호(김윤석)와 지영민이라는 이름은 사실 나 감독의 친구 이름이다. 추격자>
영화 <허밍> (감독 박대영ㆍ제작 더드림픽쳐스) 속에도 눈에 띄는 번호가 하나 등장한다. 바로 ‘900번’ 버스다. 극중 주인공 준서(이천희)와 미연(한지혜)의 추억이 잔뜩 묻어 있는 장치다. 홍보사는 “섭외에 따라 버스의 번호가 달라진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허밍>
촬영 상황상 서울 경기 인근 노선의 버스를 섭외 해야 했고 900번 버스가 낙점 됐다. 준서와 미연이 첫 키스한 장소인 900번 버스 종착지에 있는 공중전화박스 역시 제작진이 마련한 세트다. 실제 900번 버스는 수원과 구로공단을 오간다.
#제목 속 숫자
숫자만으로 제목이 지어진 영화도 적잖다. 유독 공포 스릴러물이 많다. 지난해 개봉된 공포물 중 세 작품이 숫자 제목을 갖고 있었다.
영화 <1408>은 극중 호텔방 호수다. 지난 95년간 1408호실에서 묵은 투숙객이 채 1시간을 버티지 못한채 모조리 죽어나갔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1408호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영화 <444>와 <므이> 도 있다. 므이>
<444>는 4개의 문, 4개의 열쇠, 4일의 시간이라는 상황을 함축하는 제목이다. 숫자4를 한자 죽을 사(死)와 연관시켜 오싹함을 줬다. 배우 조안 차예련이 주연을 맡은 공포 영화 <므이> 에서 ‘므이’는 베트남어로 숫자 10을 가리킨다. 하지만 <444>의 숫자4와 <므이> 의 숫자10이 영화 내용과 아무런 상관 관계가 없다. 므이> 므이>
이 외에도 반전 영화의 선구자격인 영화 <식스센스> 의 ‘식스’(6)는 ‘육감(六感)’에서 나왔다. 배우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세븐> 이 분노 교만 나태 탐식 탐욕 욕정 시기 등 칠거지악(七去之惡)을 뜻함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세븐> 식스센스>
#자주 등장하는 숫자
영화에 자주 쓰이는 대표적인 숫자 중 하나는 ‘9’다. 영화 <아홉살인생> <나인 먼쓰> <나인 야드> <나인 하프 위크> 등이 있다. 9는 ‘아홉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불완전한 숫자다.< p>나인> 나인> 나인> 아홉살인생>
아울러 10이라는 꽉찬 숫자에 근접해 있음을 의미한다. <아홉살인생> 은 처음으로 ‘아홉수’를 맞은 초등학교 3학년생 여민(김석)의 귀엽고도 심각한 삶을 조망한다. <나인 먼쓰> 는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지내는 9개월을 가리킨다. 새로운 생명이라는 완전체를 맞이하기 전 산모를 둘러싸고 아홉 달간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는다. 나인> 아홉살인생>
‘13’은 서양에서 악마의 숫자로 불리며 영화의 제목과 소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영화 <13일의 금요일>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 영화 <13고스트><13층><13구역>등이 있다. 여기서 13은 대부분 부정적 의미로 쓰였다.
<13일의 금요일>은 불세출의 살인마 제이슨을 탄생시켰고, <13층>과 <13구역>은 각각 공포와 부패의 상징으로 숫자 13을 사용했다. 외화 중 13이 부정적 의미로 쓰이지 않는 영화는 <오션스13> 정도다. 오션스13>
반면 숫자 ‘3’은 구색을 맞추고 안정된 의미를 담는 영화에 많이 쓰였다. 영화 <삼인조> <미녀 삼총사> <쓰리 킹즈> <삼총사> 등을 들 수 있다. 삼총사> 쓰리> 미녀> 삼인조>
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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