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에서 피부관리 전문점(이지은 레드클럽 명동점ㆍwww.leeredclub.co.kr)을 운영하는 김혜선(37)씨는 최근 매장의 남은 공간에 숍인숍(shop in shopㆍ가게안의 가게) 형태로 네일숍을 열었다. 네일숍이 피부관리와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고, 공간도 3.3㎡(1평) 남짓이면 충분하다는 얘길 듣고서 내린 판단이었다.
그는 단골 고객에게 네일숍을 무료 이용하거나 할인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주는 전략을 썼다. 김씨는 “숍인숍 가맹비 등으로 월 40만원을 내지만 매출은 500만원 가량 늘었다”며 “한 장소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피부관리와 손ㆍ발톱 정리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요즘 자린고비 창업자들 사이에 숍인숍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점포보증금이나 월세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서 쉽게 운영할 수 있고, 특별한 홍보활동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숍인숍 아이템은 저렴한 비용으로 차별화한 서비스와 인건비 절감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최근 유사업종 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업종 간에도 숍인숍이 점차 활성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2005년 4월 서울 중계동 아파트단지 인근 마트에 세탁편의점(크린토피아 중계점ㆍwww.cleantopia.com)을 낸 여학현(36)씨 역시 ‘더부살이’ 효과를 십분 활용한 경우. 마트의 노는 공간을 이용해 세탁편의점을 차렸고,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마트에 들르는 손님마다 관심을 가졌다. 보증금 등 총 2,000만원을 투자했는데, 월 평균 매출액은 700만원에 달한다. 일도 어렵지 않다. 그가 하는 일은 세탁물 접수와 보관 뿐, 나머지는 본사에서 수거해 세탁한 뒤 배달해준다.
강원 춘천시에서 조명ㆍ가구 전시판매장을 운영하는 금영희(46)씨도 숍인숍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처음에 아로마 제품을 아이템으로 선택한 금씨는 반품 문제가 자주 발생하자, 지난해 ‘숨쉬는 조화(www.wellcoatkorea.co.kr)’로 알려진 ‘O2플라워’ 광촉매 코팅 조화로 아이템을 대체했다.
평소 각종 유해물질과 냄새를 제거해 주는 광촉매 효과를 잘 알고 있어 조명ㆍ가구 매장과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조화를 들여놓으면서 대부분의 손님들이 조화가 기존 아이템과 잘 어울리고 매장 분위기도 화사해졌다고 평했다. 수익면에서도 불과 1,000만원을 투자해 월 300만원의 신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기존 매장에 대한 신뢰도를 활용한 사례도 있다. 각종 홍삼 제품을 취급하는 ‘홍삼나라(www.hongsamnara.net)’는 국내ㆍ외 270여 개 매장 중 70여 개가 약국에 입점해 있다.
건강식품은 특성상 신뢰도가 관건이다 보니, 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제품을 살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한 것이다. 약국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추가 수입이 발생하고, 주변 약국보다 고객들이 많이 찾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다. 현재 숍인숍 가맹점 매출은 500만원 선. 창업비용은 인테리어와 물품비를 포함해 1,300만원 가량이다.
카페에도 숍인숍 아이템이 등장하고 있다. 유기농 녹차전문점 ‘티하임(www.teaheim.co.kr)’은 고객들에게 녹차 추출물을 함유한 핸드케어 서비스를 숍인숍 아이템으로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에서 최고 2만원 수준인 서비스를 1,000원에 제공해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
또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각종 허브와 아로마 제품을 전시하는 등 ‘일석 삼조’를 노리고 있다. 티하임의 조은경 대리는 “경쟁이 치열한 카페 매장의 경우 단순한 메뉴 판매만으로는 고객들의 발길을 잡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밖에 커피전문점 ‘빈스앤베리즈(www.beansandberries.co.kr)’는 서울 신촌점에 액세서리 매장을 숍인숍으로 입점시켜 기존 커피숍 매출의 10% 정도를 액세서리 판매로 얻고 있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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