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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도 시인한 美 경기침체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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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도 시인한 美 경기침체의 공포

입력
2008.03.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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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용지표마저 올들어 2개월 연속 악화하면서 경기침체(Ression) 진입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세계경제의 고물가속 경기침체, 즉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촉발시킨다는 의미에서 향후 한국경제 운용에 심각한 어려움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미 노동부는 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5년만에 가장 큰 폭인 6만3,000명이나 줄어들었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월가는 미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와 직결되는 고용이 2월에는 1월과 달리 2만5,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1970년대 초반 이후 미국에서 2개월 연속 비농업부문 고용지수가 감소한 경우 경기침체 중이었거나 곧바로 경기침체가 나타났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고용 동향 발표 이후 “미국 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면서 “경제가 둔화하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경기 침체를 공식 시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 정부가 취한 조치들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경제는 다시 성장한다”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했다. 그러나 에드워드 레이지어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의장은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지도 모른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내놓았다.

월가는 이번 ‘고용쇼크’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택시장과 함께 경제 전부문에 경기침체가 파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8일 ‘좋은 시절이 끝났다(End to the Good Times)’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해 9월 이후 공격적인 금리인하로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던 금융당국과 월가의 기대와 희망도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제 관심은 경기침체 여부가 아니라 경기하강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고, 또 어떻게 빨리 벗어나느냐에 있다”고 전했다.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미국이 한 세대에 직면한 어려움 중 가장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면서 “금융부문의 어려움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서머스 전 장관의 지적처럼 미국 금융시장의 신용위기는 진정되기보다는 갈수록 확산되는 국면이다. 그 동안 신용위기 문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대출) 부실문제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보다 신용이 좋은 알트-A급 모기지(우량주택대출)의 부실에 따른 자산가치의 급락 우려가 대두하고 있다.

이처럼 1월 초와 같은 미국경제의 위기론이 재부상하면서 FRB가 18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 금융당국이 가중되는 인플레이션과 경기하락 사이에서 먼저 경기하락에 초점을 둬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행 3%인 기준금리에서 최대 1%포인트의 금리인하 기대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0.7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FRB의 고위 인사들은 저금리 정책으로 인플레 우려가 높아지고, 또 금리정책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출 것을 시장에 주문하고 있다. 고용쇼크로 인해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연 이틀 하락하면서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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