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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된 천일염, 밥상도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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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된 천일염, 밥상도 행복해요"

입력
2008.03.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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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고생하며 지켰던 소금이 마침내 빛을 보게 돼 기쁩니다.”

전남 신안군 신의면에서 염전을 운영하고 있는 박광석(45) 김금화(37)씨 부부는 요즘 일할 맛이 난다. 지금까지 천일염은 광물로 취급돼 일반 가게에서 유통되는 게 위법이었으나 28일부터는 식품으로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천일염을 식품으로 분류하는 염관리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통과돼 1월16일 식약청이 고시했다.

전남의 천일염은 세계적 명품으로 자리잡은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보다 품질이 우수하다. 단순히 짠 맛만 내는 게 아니고 깊게 우러나면서도 단 맛이 나는 천일염은 일반 정제염(가공)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조선시대까지 염전은 국가가 관리하는 주요한 사업중의 하나였다.

3대째 염전을 하고 있는 박광석씨는 “옛날에는 금보다 귀했고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천일염이 제값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늦게나마 천일염의 진가가 인정을 받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염관리법 개정을 계기로 전남도와 신안군 등 자치단체들은 천일염 산업을 핵심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중이다. 전남도와 천일염 가공회사인 퓨리엔비텍에쓰는 지난달 26일 1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에 따라 영광군 군남면 일원에는 구운 소금 제조공장이 들어서 하반기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간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 천일염을 산업화해 세계적 명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1년까지 998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5개년 계획에는 생산기반, 연구개발, 유통지원, 인지도 제고, 특구조성 등 5개 분야가 포함돼 추진된다”고 말했다.

국내 천일염 생산량(29만여톤) 가운데 65%를 차지하는 신안군도 천일염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염관리법이 시행되는 28일을 기념하기 위해 천일염 지정의 날을 조례로 제정키로 했다.

또 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천일염 전통사진전시, 천일염 나누어 주기, 소금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이벤트 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안군은 “기온이 낮은 달에 생산되는 소금은 질이 좋지 않다”며 올해 천일염 생산 개시일을 예년보다 1개월 늦은 28일로 정하는 등 행정지도에 나서고 있다.

최근 천일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신안 등 서남부에서 생산된 천일염 가격은 배로 올랐다. 보통 30㎏짜리 한 포대가 7,000~8,000원 정도였으나 지금은 1만5,000원선에 거래된다.

신안 박우량 군수는 “신안 천일염에 전남도나 군의 품질인증표시를 붙이고 소비자를 위해 15㎏짜리 포대도 만들 계획”이라며 “염업을 하는 900여 가구가 고품질 소금을 생산한다면 한 해 판매고가 6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염전들도 직접 가공공장을 운영하기로 하는 등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단일 염전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266ha)인 신안군 증도면 태평염전의 경우 지난해까지 천일염 연간생산량(1만4,000톤)의 20% 가량을 가공염 등의 원료로 납품했으나 올해부터는 직접 가공하기로 했다. 염전 관계자는 “소포장 제품을 직접 생산해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안=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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