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이 바닥 모르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난방비 등을 절약할 수 있는 친환경 주택 ‘그린홈’은 오히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8일 발행된 뉴스위크 최신호는 미국 부동산 업계가 올해 신규주택 판매 수를 1992년 이후 가장 적은 63만2,000건으로 예상할 정도로 주택시장이 침체돼 있지만, 환경 친화적 주택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코빌더스’라는 소규모 친환경주택 건설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도의 배로 뛰었고, 올해도 지난해 매출의 두 배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미주택건설사연합이 지난해 주택 구매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택 구매자들은 광열비를 줄일 수 있다면 친환경 설비를 도입하는 데 8,964달러(약 858만원)를 추가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건설회사 단체들은 앞 다퉈 주택에 ‘그린’ 인증을 부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환경 주택이 어떤 것인지 아직 잘 모르고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그린홈의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 절약인데, 많은 이들이 4만 달러나 드는 태양열 설비나 3만4,000달러가 드는 지열난방 설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린홈을 만드는 더 보편적인 방법은 단열재를 잘 사용하고 효율이 높은 난방기기나 전기제품 등을 사용하며 햇빛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창문을 내는 방법 등을 활용해 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잡지는 일례로 자기 집을 친환경적으로 리모델링하면서 아이신(Icynene) 등의 충전재로 건물의 빈틈을 막는 시공을 하고 구역 분리난방 시스템, 물탱크 없는 온수 기계 등을 설치함으로써 매달 평균 가스비를 400달러에서 37달러까지 줄인 한 가족의 사례를 소개했다.
물론 최근 시애틀 근교의 초호화 저택 모델하우스를 태운 급진적 환경운동가들처럼 그린홈이 정말 친환경적인지에 대한 반론도 없지 않다. 아무리 집을 친환경적으로 지었다 하더라도 일반 주택보다 훨씬 큰 저택이라면 소비하는 총 에너지가 많은 게 당연하다. 또 집만 친환경적으로 지어 놓고 매일 자가용 차를 몰고 운전하는 사람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다고 자랑하기 어렵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이 계속 고공행진을 하는 한 ‘그린홈’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잡지는 전망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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