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원자재 폭등이 즐겁다.’
요즘 건설업계는 자신감이 넘친다. 원유 등 원자재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운데 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실적이 저조했던 지난해와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고유가와 원자재값 폭등으로 달러가 풍부해진 신흥국가들이 자원개발에 나서면서 해외 수주 전망에 ‘파란불’이 환하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원자재값 폭등이 당장 건설 자재난으로 연결될 우려는 있으나, 장기적으론 해외수주 호조로 일감이 눈덩이처럼 늘어나면서 수익구조가 훨씬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고유가는 건설시장의 큰 손인 중동 산유국들의 설비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동 지역의 올해 1분기까지 수주액은 51억1,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억6,600만달러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GS건설이 지난달 수주한 아랍에미리트연합의 그린 디젤 프로젝트(11억4,000만달러)와 현대건설이 수주한 카타르 비료공사(9억2,000만달러)가 대표적이다. 현대건설 측은 “과거 오일달러로 해외 기업을 샀던 중동국들이 국내로 눈을 돌려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설비투자가 많아 국내 업체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관계자는 “과거 수지타산이 맞지않아 개발을 포기했던 자원 보유국들이 최근 원자재값이 폭등하자 자원개발에 눈독을 늘이고 있다”며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본격적인 자원개발 경쟁에 나설 경우 중동 못지않은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경남기업은 최근 마다가스카르와 열병합발전소 계약을 하며 니켈 광산개발권을 받는 등 건설과 자원개발을 연계한 ‘패키지 딜’ 형태의 수주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천연자원이 넘치지만 당장 현금이 없는 국가들이 도로와 항만 등 사회간접시설을 지어주는 대가로 자원 개발권을 넘기는 방식도 주목된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브라질, 인도, 중국,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자원 보유국을 대상으로 민ㆍ관 합동 시장조사단 파견 등의 건설 외교활동을 적극 추진해 신흥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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