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공천심사를 목전에 둔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당초 10일 예정됐던 영남권 공천심사가 하루 더 연기되고 ‘일괄심사ㆍ일괄발표’ 원칙이 제시되자 당사자들은 가슴이 바싹 타들어갔다.
영남권 전체 68석 가운데 62석이 한나라당 소속으로 이번에 공천을 신청한 3선 이상 중진 의원 30명 중 절반 이상인 18명이 몰려 있다. 영남권은 당의 텃밭이라는 이유로 의정활동을 게을리한 중진이 적지 않아 물갈이 공천이 단행되면 표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와 함께 영남권은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이어서 친박 의원이 어느 곳보다 많다. 영남권이 한나라당 공천심사의 화약고로 불리는 이유다.
특히 이규택, 한선교 의원 등 측근들이 잇따라 낙천한 것에 반발, 사흘째 삼성동 자택에서 칩거중인 박근혜 전 대표는 ‘영남권’ 심사를 지켜보고 추후 행보를 결정한다는 입장이어서 더욱 긴장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 측근은 “영남권 공천 폭이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그때부터 심각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영남권엔 어느 정도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영남권 심사를 앞두고 나도는 ‘공천 살생부’가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당 일각에선 부산ㆍ경남ㆍ울산(PK)에서 14명 안팎, 대구ㆍ경북(TK)에서 11명 안팎으로 총 24~26명의 현역 의원이 탈락할 것이라는 대규모 물갈이 설도 나돌고 있다. PK의 경우 C, H, E 의원, TK에선 A, K, L, K, P 의원이 등이 여기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이 공천심사 초기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물갈이 명단(본보 2월18일자 1면보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명단에 올랐던 이규택 한선교 이진구(이상
친박) 이재창 고희선(이상 친이) 고조흥 고진화(이상 중립) 의원이 앞서 심사에서 실제 공천탈락함에 따라 영남권 해당 의원들은 좌불안석이다. 이 명단에는 친이 인사 7명, 친박 인사 7명의 영남권 인사가 포함돼 있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아직까지 공천과 관련해 아무런 소식이 없어 불안하고 초조하다”면서 “영남권 공천은 후보자 개개인은 변수가 되지 못하고 큰 틀에서 공심위가 어떤 식으로 접근하느냐가 물갈이 폭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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