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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하고자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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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하고자 하는 마음

입력
2008.03.0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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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구성하고 있는 마음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세계를 보는 방법이 달라진다. 사람의 본성을 무엇이라고 파악하느냐에 따라 경영과 정치의 철학이 달라진다고 이해하여도 되겠다.

사람의 본성은 착한 것이나 이것이 세속에 부대끼다 보니 때가 묻게 되었다. 이 때를 벗겨내어 주는 것이 위정자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맹자이다.

나라 행정의 중심을 예를 숭상하는 등 유교적 질서를 확립하는 데 두게 된다. 유교를 받아들인 나라들에서 어쩐지 탈레반 같은 분위기가 많이 풍기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좋은 점도 있다. 조직이 지향해야 할 가치가 뚜렷하므로 사회질서가 갑자기 무너지는 경우가 별로 없다. 임진왜란의 참화를 겪고도 조선이 유지된 것이 그 증좌이다.

유교이념이 없었더라면 임진왜란 이후의 나랏님 선거(그런 게 있었다면)에서 선조는 재임에 실패하고 이순신 장군에게 정권이 넘어갔을 것이다.

각설, 사람의 본성은 '하고자 하는 마음'에 있다고 본다. 한자로 바꾸면 '欲心'이고 '慾心'이라는 말과 다르다. 성취동기, 성취욕 정도로 개념을 이해하여 주면 좋겠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나 자기의 존재를 뚜렷이 드러내고 싶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서 자기의 존재가 드러날 수 없다. 무엇을 하여야 자기의 존재가 드러난다.

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바로 성취욕, 즉 '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다만 사람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다. 어떤 사람은 이 마음이 매우 강하여 한번 마음먹으면 무슨 일이든 반드시 이루어 내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여 결과가 흐지부지되기도 한다.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더불어 사는 마음'을 들 수 있겠다. 개인의 본성을 억제하고 공동체의 이익을 앞세우는 마음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1900년대 초반 나라 전체를 전체주의 군국주의의 길로 몰아간 당시 일본의 위정자들이 내세웠던 이념이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청년 장교들이 그들을 반대하는 정치인들을 암살하는 일이 빈번하였건만 제대로 된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하니 이것이 얼마나 인위적이었던지 알 수 있다.

국가의 경영이나 회사의 경영이나 기실 그 본질에 있어서는 동일하다. 구성원들의 '하고자 하는 마음'이 마음껏 발현되도록 하면 공동체가 크게 융성해진다. 어떻게 하면 개인의 성취욕을 자극할 수 있을까? 나아가서 어떻게 하면 기업에서 기업가 정신이 왕성하게 발현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어렵다. 실무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개별 조직의 환경과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처방도 달라야 한다. 한 가지 처방으로 만병통치가 될 수는 없다. 처방만 잘 해도 안 된다. 투약의 시기를 살피고 약효를 점검해야 한다. 실무적이고 과학적으로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래도 사람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해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다. 이를 억제하는 정책을 펴지 않는 것만 해도 반은 성공한 것이다.

기업의 경우에는 성과상여금 제도가 여기에서 출발하는 것이요, 정부에서 규제 철폐에 애쓰고 있는 것도 여기에서 출발한 것일 터이다. 일 잘 하는 사람 돈 많이 벌고, 사업하고자 하는 기업인에게 사업하도록 해 주는 일은 단순하다. 다른 마음에 방해 받지만 않으면.

김연신 한국선박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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