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한 봄이 옵니다. 만물이 움츠렸던 몸을 추스르며 기지개를 펴고 있지요. 추위를 막으려 동여맸던 옷차림도 한층 가벼워집니다. 겨우내 입고 사용했던 두터운 옷과 이불도 이제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겠습니다. 집안 곳곳에 흐트러놓은 물건들도 정리할 때가 온 것 같군요.
이번 주 ‘토일 엔터’에서는 수납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물건은 잘 고르는 것 못지않게 잘 보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끔 리모콘, 아이 옷, 양념통 등을 찾지 못해 애 먹은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어디서든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정리정돈’, 그게 바로 수납입니다.
전문가들은 수납만 잘해도 집을 더욱 넓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수납의 달인’들로 통하는 현진희(결혼 20년차), 조윤경(결혼 9년차) 주부로부터 수납의 마술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이번 봄 여러분 댁의 ‘숨어 있는 15㎡’(약 5평)를 찾아드리겠습니다.
첫째, 여유 공간을 찾아라
수납의 기본은 무엇보다 방 거실 욕실 등은 물론 냉장고까지도, 여유공간을 찾는 것이라고 수납의 달인들은 말합니다.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여유 공간은 남아있다는 것이죠. 물건이 자기 자리를 찾아 들어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집은 더 넓어질 수 있습니다. 현진희 주부는 “수납의 기본은 작은 물건이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도록 공간을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둘째, 이름표를 붙여라
다음은 라벨 붙이기입니다. 모든 공간, 수납장에 있어야 할 물건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죠. 우선 사방에 흩어진 물건을 모아 비슷한 물건끼리 분류를 한 다음 물건마다 제 집을 정해줍니다. 그리고 라벨을 붙여주면 물건들은 자기 집을 갖게 됩니다. 조윤경 주부는 “사람의 심리상 이름을 붙여놓은 곳에 다른 물건을 넣게 되면 매우 어색하게 느껴진다”면서 “정리가 잘 되면 공간은 물론 시간 관리도 잘 돼 생활이 여유로워진다”고 말합니다. 물건에 집을 지어주기, 그게 바로 수납입니다.
셋째, 과감하게 버려라
마지막으로 수납의 전문가들은 “과감하게 버려라”고 강조합니다. 실제 수납에 들어가기 전에 꼭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골라내는 작업입니다. 즉 필요없는 물품은 과감하게 버리는 것, 그게 곧 수납의 시작이라는 것이죠. 그럼 이제부터 구체적인 수납의 비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냉장고
우리가 먹는 음식을 저장하는 냉장고. 그만큼 위생과 청결이 중요하죠. 음식을 상하지 않게 하고 재료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수납이 중요합니다. 현진희 주부는 투명하고 밀폐가 잘 되는 용기를 사용하라고 권합니다. 내용물을 쉽게 눈으로 보며 찾을 수 있고, 냉장고 문을 한참동안 열어놓은 채 찾지 않아도 되므로 전력 손실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구니나 플라스틱통 등 눈에 잘 띄는 용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냉장고의 맨 위칸은 안쪽에 있는 음식이 잘 보이지 않고, 어디 있는지 알더라도 꺼낼 때 앞부분에 있는 것을 다 꺼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죠. 이때 바구니 등을 활용해 넣었다 뺐다 하면 안에 있는 것도 쉽게 보고 꺼낼 수 있습니다. 벨크로(찍찍이)나 글루스틱 등으로는 음료수 보관함과 양념 보관함의 위쪽 공간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2)서랍장
서랍장은 칸을 나누는 게 포인트입니다. 우유곽이나 하드보드지 등을 잘라서 속옷, 양말 등을 넣는 칸을 크기에 맞게 만듭니다. 또 네모난 요구르트 케이스를 잘라 여러개 연결하면 단추, 브로치, 머리핀 등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납니다. 좁은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수납장에 옷을 넣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옷 접는 방법을 터득한 뒤 네모로 접어서 옷들을 세워서 넣습니다. 옷을 훨씬 더 많이 넣을 수 있고 정리가 유지되며 안쪽에 있는 것도 쉽게 보고 꺼낼 수 있어 좋습니다.
(3)옷장
옷장은 옷을 어떻게 개는지에 따라 수납 공간이 달라집니다. 긴 코트나 점퍼 같은 경우야 어쩔 수 없이 옷걸이에 걸 수밖에 없다손 치더라도 스웨터나 바지 등은 잘 접을 경우 부피를 최소화하고 찾기 쉽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또 옷을 장에 걸 경우도 방향을 잘 맞추면 많은 옷을 걸 수가 있습니다. 왼쪽엔 긴 옷, 오른쪽엔 짧고 가벼운 옷으로 같은 방향으로 걸면 훨씬 많은 옷을 수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붙박이장의 선반은 깊이가 깊어 안쪽의 옷을 꺼내기 힘들고 안쪽 공간이 죽는 경우가 많으니 박스나 바구니를 활용하면 쉽게 꺼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여름 상하의, 추동 바지 등으로 분류해서 보관하면 계절에 따라 바로바로 꺼내 입을 수 있어 편리합니다.
침구는 진공 팩을 이용해 보관하면 부피를 줄여 공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4)욕실
욕실장을 잘 활용하면 수건, 샴푸, 세안용품, 빗 등 웬만한 물건은 다 수납할 수 있습니다. 현진희씨의 경우를 보죠. 칸으로 나뉘어진 觀隙?다시 글루스틱을 이용해 수납공간을 만들고 여유공간 없이 사용합니다. 사각 요구르트 병을 이용해 세로로 세우고 각종 핸드크림, 화장실 방향제 등을 수납합니다. 또 문 안쪽에는 카세트테이프 케이스를 붙이고 각종 샘플들을 보관하며, 역시 요구르트 병을 이용해 빗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조금만 신경쓰면 금세 지저분해지고 냄새까지 풍기기 쉬운 화장실 공간을 깔끔하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5)책장과 신발장
책장은 우선 책을 잘 분류해야 합니다. 그 다음 숫자 등으로 라벨을 붙여 수납하면 헝클어져 있던 책들이 제 자리를 찾고 수납이 계속 유지됩니다. 신발장은 공구함과 쇼핑백 등을 넣어둡니다. 아이들이 쉽게 신을 찾아 신을 수 있게 아이의 신발은 항상 아래쪽에 두도록 합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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