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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부자들이 지구를 어떻게 망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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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부자들이 지구를 어떻게 망쳤나'

입력
2008.03.0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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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베 캄프 지음ㆍ진민정 옮김에코리브르 발행ㆍ183쪽ㆍ1만2,000원

2006년 현재 지구의 생물 4만177종 중 1만6,177종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이 생태학적 위기는 인류가 출현하기 전 5차례의 주요한 생물 멸종에 이은 ‘여섯번째 멸종’으로까지 표현되고 있다.

하루 1달러 이하로 생존하는 절대 빈곤층은 10억명에 이르고 있고, 미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선진국에서도 빈곤층은 늘어나는 추세다.

프랑스의 저명한 환경 기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생태학적, 사회적 위기의 주범이 탐욕에 물든 부자들이라고 주장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해 지구촌의 생태 문제를 탐색해온 그는 생태학적 위기와 사회적 위기를 같은 뿌리를 가진 재난의 두 국면이라는 시각으로 분석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그 주범은 더 많은 부를 축적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믿고 있는 가짜 현실주의에 물든 지도층과 부유층으로 이루어진 소수지배체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30년전 한 기업의 평균임금과 최고임금의 차이는 20배였으나 지금은 200배에 가깝다’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하면서 지구촌이 소득, 상속, 권력을 탐욕스럽게 축적하는 과두정치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세계 500대 부호의 소득은 세계 빈곤층 인구 4억1,600만명의 소득을 합친 것보다 많다.

부호 1명이 동족 인류 100만명이 버는 것보다 더 많이 벌어들인다. 인류의 최고봉에는 몇 만명의 세습제 형태의 최고 부유층이 있고, 훨씬 폭 넓은 세력들이 이들을 둘러싸고 있다.

저자는 이들을 ‘자본주의의 노멘클라투라’라고 부르면서 경제 성장만이 유일한 대안이고, 기술이 생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이들의 생각이 위기를 부추기는 장애물이라고 주장한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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