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수도권 중진 그룹인 이재창(72) 이규택(66) 의원이 6일 경기 지역 공천심사에서 탈락함에 따라 고령ㆍ중진 의원이 몰려 있는 영남권에도 여파가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재 영남권에서 의석 68석 중 62석을 갖고 있다. 이 중 3선 이상 중진 의원은 20명이며, 이번에 불출마를 선언한 김용갑 김광원 의원을 제외하면 18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하지만 당의 간판인 박근혜 전 대표, 강재섭 대표, 이상득 국회부의장, 김형오 전 인수위 부위원장을 제외하면 14명이 아직 공천권을 손에 쥐지 못한 상태다.
영남권엔 또 60세 이상의 의원이 대부분이다. 특히 65세 이상으로 공천 최종심사를 앞둔 의원도 안택수 박종근 이해봉(이상 대구) 최병국(울산) 김태환 이상배(이상 경북) 김기춘 박희태 이강두(이상 경남) 의원 등 모두 9명에 달한다.
물론 공천심사위는 이재창 이규택 의원을 탈락시키면서 “나이나 선수(選數)가 기준이 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후보의 자질과 경쟁력이 평가 기준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내에서 이런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드물다. 오히려 공심위가 이번 주말 예정된 영남권 공천심사에서 현역 의원에 대한 상당한 폭의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다선 중진의원이 주 타깃이 될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특히 일각에선 ‘3선 또는 65세 이상’ 의원들의 상당수가 공천의 후순위로 밀려나거나 탈락할 가능성이 높으며, 4선 의원인 이규택, 3선인 이재창 의원의 탈락은 일종의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비리전력자 11명의 공천을 배제한 통합민주당발 ‘개혁공천’ 바람이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영남 중진들의 목을 죄고 있다. 영남권에서의 확고한 당 지지세에 편승해 의정활동을 게을리한 의원들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때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자 5선인 이상득(73) 국회부의장의 공천 확정으로 숨통이 트이는가 싶었던 영남의 3선 이상 의원들은 공심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좌불안석이다.
대구 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영남 중진 물갈이 얘기가 나오지만 그렇다고 공심위에서 확인할 사안도 아니고 그저 속만 끓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도덕성 문제도 아니고 나이나 선수 그런 것으론 (탈락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그럼 64세는 되고 65세는 안 된다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되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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