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을 ‘원투펀치’로 낙점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7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 1차전에 나설 선발투수 손민한(33ㆍ롯데)이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대표팀에서는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예우를 해 줘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의사를 물어보고 선발을 결정했다”고 강조했지만 손민한은 이번 대회 투수 최고참이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2승을 책임진 ‘전국구 에이스’. 최약체로 꼽히는 남아공전 선발이 달가울 리 없었다. 그러나 손민한은 최근 감기 증세에 시달렸음에도 선발 등판을 자청했고, 한국 최고 우완투수로서의 자존심을 우뚝 세웠다.
손민한은 7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남아공전에서 선발 6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5-0 승리를 이끌어 대표팀의 첫 단추를 잘 꿰었다. 탈삼진은 7개를 곁들였다. 출발은 썩 좋지 않았지만 위기는 단 한번 뿐이었다.
손민한은 1회 2사 후 볼넷과 안타를 허용하며 1ㆍ3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상대 5번 릴벤버그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불을 끈 이후 2회부터 6회까지 단 한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퍼펙트 피칭’으로 대표팀에 기분 좋은 첫 승을 선물했다. 한 수 아래의 남아공 타선은 손민한의 체인지업과 자로 잰 듯한 제구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연방 헛방망이를 돌렸다.
손민한의 역투에 힘입은 대표팀은 1회 1번 이종욱(두산)의 사구와 도루로 만든 2사 2루에서 3번 이승엽(요미우리)이 우중간 담장을 직접 때리는 2루타로 선제 득점을 올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1-0으로 앞선 3회 2사 1루에서 4번 김동주(두산)와 5번 이대호(롯데)의 연속 2루타로 2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잡았다.
손민한은 6회까지 64개의 공을 던진 뒤 예정대로 7회 김선우(두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손민한은 경기 후 “고참으로서 어느 경기든 나가서 이긴다는 생각 뿐이었다. 결과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WBC 이후 약 2년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이승엽(요미우리)은 결승 타점 포함 5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컨디션을 조율했다. 지난해 12월 1차 예선에서 부진했던 4번 김동주와 5번 이대호도 5안타 2타점을 합작하며 중심타선의 몫을 톡톡히 했다.
한편 같은 시간 도우리우 구장에서 열린 멕시코와 캐나다의 경기에서는 캐나다가 15-10으로 이겼다. 대표팀은 8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간)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다크호스 호주와 2차전을 치른다.
타이중(대만)=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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