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사진) 전 체육청소년부 장관과 관련된 ‘이상한 돈’의 규모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H대 K교수를 176억원 횡령 혐의로 고소한 박씨는 6일 전 보좌관 김모(58)씨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기한 ‘1,000억원대 비자금 관리’의혹에 대해 “허황된 거짓말이다. 오히려 김씨가 은행 심부름을 하며 100억원대 돈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K교수가 횡령한 176억원 외에 100억원대의 자금이 더 있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박씨는 이날 서울 역삼동 한국복지통일연구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994년 9월 출옥 후 계좌를 확인해 보니 대부분 분실계를 내고 (돈을) 찾아간 깡통 통장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있던 김씨를 찾아가 물어보니 눈물을 흘리면서 ‘죄송하다. 내가 심부름을 시켰던 김모 법무사가 다 해먹은 모양’이라고 하더라”며 “김씨는 이후 조금씩 10억원 정도를 반환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러나 공소시효가 지나 김씨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100억원의 출처에 대해 “선친에게서 받은 유산과 사회 생활을 하면서 번 돈, 아무런 조건 없이 받은 협찬금”이라며 비자금 의혹을 전면 부인한 뒤 “100억원은 은행예금 77억원, 증권 18억원, 부동산 2억원 내외”라고 밝혔다. 박씨는 “나는 대기업으로부터 돈 한푼 받아본 적 없는 사람이다. 과거 검찰 조사에서도 다 나왔다”며 “김씨가 1,000억원에 이르는 계좌를 공개한다고 하는 데, 하루 속히 공개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씨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박씨의 비자금 규모가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기억하며, 이 돈은 국내 H그룹, S그룹 등이 선거철마다 싸 들고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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