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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 부회장 '동영상 경영' 通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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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 부회장 '동영상 경영' 通 하네…

입력
2008.03.0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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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8만여 국내ㆍ외 임직원들은 최근 남용 부회장으로부터 동영상이 첨부된 한 통의 e메일을 받았다.

이 e메일은 남 부회장이 20ㆍ30대 젊은 직원 4명과 함께 깜짝 등장해 전사적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 동영상에서 남 부회장과 직원들이 사용한 언어도 우리말이 아닌 영어였다. 동영상 메일을 받는 8만여 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만여 명이 외국인이란 점을 고려한 것이었다.

이 동영상에서 직원 4명은 올해 LG전자가 세운 경영전략과 비전 등에 대해 조목조목 물었고, 남 부회장은 이에 구체적으로 대답했다.

한 직원이 ‘영원히 위대한 기업으로 남기 위한 방법’에 대해 묻자, 남 부회장은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며 “단순한 단기 재무적 건강만으로는 불충분하고 6가지 지표가 건강해지면 재무 건강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가 강조한 6가지 지표는 ▦제품 ▦채널과의 전략적 협력 및 파트너십 ▦고객과의 관계 ▦사업 포트폴리오 ▦브랜드 ▦조직역량 및 문화를 말한다.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사내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남 부회장은 이처럼 동영상을 애용한다. 동영상은 우리말을 물론이고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4개 언어로 제작돼 배포된다.

세계 각 지역에 퍼져 있는 LG전자 구성원들은 이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CEO의 경영 의지와 비전을 확인,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로 삼고 있다. 이메일이나 사내 게시판 같은 과거 의사방식에서는 부족했던 2%의 현장감을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남 부회장은 “그간 최고경영진의 의도가 직원들에게 제대로 전달됐는가 하는 측면에서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며 “CEO의 입을 통해 경영철학과 회사 운영 방향을 한발 더 가깝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영상경영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남 부회장은 ‘2008년 신년사’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전 임직원들에게 보낸 바 있다. 이외에도 임직원들과 수시로 갖는 ‘열린 대화’도 즉각 동영상으로 제작돼 전 임직원들에게 전달된다.

동영상에 대한 호응도가 높아지자 LG전자내 각 사업 부분장들도 영상메일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사내 분위기도 사뭇 달라지고 있다. CEO가 직접 전면에 나서 직원들의 요구를 경청하고 즉석에서 해답을 제시하자 직원들의 의욕이 높아지고 있다. 또 주인의식과 최선을 다하는 소명의식을 구성원들에게 심어줌으로써 업무 효율성도 향상되고 있다.

동영상을 시청한 한 LG전자 직원은 “평소에 CEO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었다”며 “동영상을 메일을 보면서 이 부분이 상당히 해소가 됐고 회사와 조직 전체가 한마음으로 나아가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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