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고가 주택이 지고, 저가 주택은 뜨는 양상이다. 지난해 ‘버블세븐’(강남 서초 송파 목동 분당 평촌 용인) 지역을 중심으로 고가주택들이 가격급등을 주도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로 인해 고가 아파트의 세 부담은 소폭 내린 반면, 저가 주택은 늘어나게 됐다.
고가주택의 가격퇴조로 종합부동세 대상 가구도 줄게 됐다. 지난해 27만5,000가구였던 종부세 대상(6억원 초과) 공동주택은 올해 약 7%(2만가구) 줄어 25만5,000가구에 그치게 됐다.
■ 고가 아파트 가격하락
고가 아파트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따른 매수세 위축으로 대부분 하락했다. 이에 따라 세 부담이 많게는 10% 가량 줄어들게 됐다.
서울 문정동 훼밀리 84.75㎡(25.7평ㆍ이하 전용면적 기준)형은 지난해 6억8,000만원에서 올해 6억3,200만원으로 4,800만원(7.1%) 떨어졌다. 덕분에 보유세도 225만6,000원에서 201만3,600원으로 24만2,400원(10.7%) 줄어들게 됐다. 압구정동 한양4차 101.09㎡(30평)형도 공시가격이 3,200만원(2.6%) 하락해 세 부담은 8만6,400원(1.5%) 줄어든다.
초고가 공동주택은 공시가격과 세금 모두 거의 차이가 없다.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244.7㎡(74평)형 공시가격은 40억800만원에서 40억1,600만원으로 800만원(0.2%) 올랐고, 삼성동 아이파크 269.4㎡(81평)형은 48억2,400만원으로 변동이 없다.
■ 소형·저가 주택 약진
과거 ‘부동산광풍’에서 소외됐던 서울 강북 지역과 인천, 경기 북부 등은 지난해 대부분 올랐다.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기대에다 외곽순환도로 개통 등 외부 호재가 맞물리면서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3억이 넘은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은 평균 1.5~5% 떨어진 반면, 2억원이 안 되는 소형ㆍ저가 주택은 전체 평균(2~3%)을 크게 웃도는 7~8%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효창동 태경빌라 57.11㎡(17평)형은 1억1,800만원에서 1억4,200만원으로 2,400만원(20.3%)나 올랐다. 보유세도 14만400원에서 14만7,420원으로 소폭(7,020원, 5.0%) 늘어나게 됐다. 창동 동진빌리지 126.63㎡(38평)형도 2억2,200만원에서 2억7,300만원으로 5,300만원(24.2%) 상승, 보유세는 34만8,000원에서 36만5,400원으로 1만7,400원(5.0%) 높아진다. 세금이 5%밖에 오르지 않은 것은 3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재산세 상승한도가 최대 5%로 묶여 있어서다.
소외지역이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강북과 강남, 고가주택과 저가주택의 가격차는 여전히 크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고가와 저가 주택의 가격 등락이 엇갈렸지만, 전반적으로 가격이 안정되면서 세 부담이 크게 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