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한국 프로스포츠의 최고봉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인가. 2008시즌을 맞는 프로축구 관계자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지난 해 K리그 흥행 곡선은 완만한 ‘U’자형이었다. 시즌 초반 외국인 사령탑 돌풍, 수원-서울의 라이벌전 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으나 각급 대표팀의 성적 부진과 그라운드 추태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새롭게 시도한 6강 플레이오프로 그나마 팬들의 관심을 다시 모을 수 있었다.
2008시즌은 K리그 흥행의 ‘자생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과거 K리그의 흥행은 월드컵 성적이나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 등 외부 요인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하지만 라이벌 구도가 점점 자리를 잡고 있는 K리그는 그 자체로 팬들을 경기장에 끌어 모을 수 있는 매력적인 관전 스포츠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해 국가대표팀의 골 침묵이란 악재 속에서도 28% 성장한 전체 관중수(약 274만명)가 이를 방증한다. 지난해 4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수원전은 프로스포츠 사상 최다인 5만5,397명의 관중이 찾았다. 지난 해 국내에서 열린 A매치 가운데 이보다 많은 관중은 6월 네덜란드와의 평가전(6만2,884명) 뿐이다. 어느덧 K리그가 국가대표 A매치의 흥행을 넘볼 만큼 성장한 것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다양한 흥행 요소가 있다. 조재진(전북) 안정환(부산) 등 스타들의 맞대결과 황선홍(부산) 조광래(경남) 감독의 사령탑 가세는 K리그의 ‘이야깃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전체적인 흥행 구도가 한층 짜임새를 더하게 됐다는 평가. 우성용(울산)의 K리그 통산 최다골 도전 등 볼거리도 풍부해졌다.
리그 일정도 프로축구 전체의 흥행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경기를 주말 이틀에 걸쳐 골고루 분산시켰고 전체 일정을 12월까지 늘려 국가대표 선수들이 리그전에 불참하는 경우를 최소화했다.
14개 구단의 ‘관중 모시기’ 노력도 지난 해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연맹의 박용철 홍보마케팅부장은 “각 구단들이 인건비를 최대 50%까지 줄여 몸값 거품을 잡은 대신 마케팅 비용으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연맹 내부적으로는 300만 관중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해 30% 가량 증가한 생중계 비율도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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