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도를 전국 최고로 끌어 올려라.’
서울시와 경기도 등 주요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이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처벌기준을 강화하고 내부와 외부의 감시망도 촘촘하게 했다.
서울시는 금품ㆍ향응을 받은 직원들은 금액과 지위에 관계없이 즉시 직위해제를 내리기로 했다. 기존에는 비리 혐의가 있어도 직위에서 해제되지 않고 인사위원회를 통해 징계 수준을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적발된 순간부터 보직을 박탈한다는 방침이다. 직무와 관련해 위법, 부당한 처분을 했다면 정직, 해임 등 중징계는 물론, 형사고발 조치까지 취해진다.
금품ㆍ향응 제공자도 처벌이 강화된다. 과거에는 뇌물액수 500만원 이상의 경우에만 형사고발했으나 이젠 금액 규모와 관계없이 뇌물 공여죄를 적용,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해당 업체는 최고 2년까지 서울시와 산하기관 입찰에 응하지 못한다. 기존에는 1,000만원 미만의 경우 제한이 3개월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6개월로 대폭 확대된다. 건설업체는 최고 1년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시는 2006년 당시 국가청렴위원회에서 발표한 청렴도에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5위를 차지, ‘부패 서울시’라는 오명을 기록했다. 지난에는 그나마 6위로 뛰어 올랐지만 올해 평가에서는 1위로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시는 이에 따라 상시모니터링, 시민감시, 내부고발 활성화 등 거미줄 같은 감시망을 총 가동했다. 우선 부패 발생 개연성이 있는 주택, 건축, 소방 등 8개 취약분야와 이와 비슷한 313개 민원 등에 대해선 민원인을 대상으로 금품제공 여부 등에 대해 설문 전수조사를 실시, 부패가 은폐되지 않도록 했다.
아울러 시민, 내부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 1,000만원이던 비리 신고보상금을 최고 5,000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내부 고발을 활성화를 위해 감사관 직통전화인 ‘핫라인 3650’도 설치했다. ‘내부비리신고자의 신분보호 서약제’도 실시, 내부비리 조사요원이 신고자의 신분을 누설할 겨우 징계 조치한다.
시 관계자는 “소방 검사 때 관계 공무원의 실명을 기록, 공개하는 ‘소방점검 실명제’도 시행하고 청렴도 하위 3개 소방서에 대해서는 해당 소방서장을 교체할 방침”이라며 “건설업 등록, 신고 등 민원처리기간도 기존 7~20일에서 2~8일로 대폭 단축해 부패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청렴도 전국 꼴찌였던 경기도도 ‘금품ㆍ향응 제공률 0%’ 목표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 부패방지책을 수립하고 추진사항을 점검한다. 설계변경 등 공사계약과 관리분야의 부패를 예방하기 위해 시민이 평가하는 청렴 옴브즈맨 제도도 도입, 입찰단계부터 비리 개연성을 차단한다. 도 감사관실 직원도 현장을 방문해 혐의자를 24시간 집중 추적, 금품ㆍ향응 수수 행위가 적발될 경우 금액에 상관없이 직위해제 또는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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