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이 바뀐 사연"발음하기 쉽게" "의미 명확하게" "코믹장르 맞게"
4일 영화 <밤의 열기 속으로> 가 전국 관객 300만 명을 돌파했다. 충무로는 영화 <살인의 추억> 을 뛰어넘는 수작이라고 아우성이다. 연출을 맡은 신인 감독은 ‘제2의 봉준호’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주연 배우들의 호연은 ‘웰메이드 영화’가 통한다는 사실을 몸소 입증했다. 살인의> 밤의>
<밤의 열기 속으로> 는 영화 <추격자> (감독 나홍진ㆍ제작 영화사 비단길)의 원래 제목이다. 300만 명을 돌파한 시점에서 <추격자> 의 관계자들은 ‘ <밤의 열기 속으로> 로 개봉됐으면 성공할 수 있었을까?’ 자문한다. 밤의> 추격자> 추격자> 밤의>
제목이 바뀐다 해서 내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상 만물에는 그에 걸맞은 이름이 있는 법. 영화계에서는 상영이 종료된 뒤, 영화의 성패를 두고 이름 탓하는 경우도 솔찮다. 최근 개봉된 영화들의 개명(改名) 백태를 살펴본다.
#제목은 쉽고, 입에 붙어야 한다?
<추격자> 는 5년 간 약 30번을 고쳐 쓴 작품이다. 제작사인 비단길의 김수진 대표는 20고가 나올 무렵 <밤의 열기 속으로> 로 명명했던 제목을 <추격자> 로 고칠 것을 제안했다. 비단길의 한 관계자는 “ <밤의 열기 속으로> 가 나타내는 바가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시나리오 작업 막바지로 접어 들면서 범인을 ‘추격’하는 중호(김윤석)의 시점으로 영화가 흘러가게 됐다. 그래서 <추격자> 가 더 어울리겠다는 중지가 모아졌다”고 밝혔다. 추격자> 밤의> 추격자> 밤의> 추격자>
오는 13일 개봉을 앞둔 영화 <허밍> (감독 박대영ㆍ제작 더드림픽쳐스) 역시 최근 와서 제목을 바꿨다. 원제는 <그, 사랑을 만나다> . 당초 제목이 발음하기 쉽지 않고 예술 영화의 느낌을 풍긴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여기에 계절적으로 봄에 개봉된다는 점을 감안했다. <허밍> 의 홍보 관계자는 “봄을 맞아 좀 더 화사하고 밝은 느낌의 제목을 고르려 했다. 허밍은 아주 가까이 곁에 있는 사람에게만 들리는 멜로디다. 사랑 느낌을 살리기에 적절한 제목이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허밍> 그,> 허밍>
#개봉 시기가 늦춰져서?
지난 2월 개봉된 영화 <마지막 선물> 은 지난해 부정(父情) 영화가 봇물처럼 쏟아지던 시기에 소개된 영화다. 하지만 개봉이 미뤄지다 설연휴를 앞두고 관객과 만났다. 마지막>
개봉이 미뤄지며 제목은 <귀휴> 에서 <마지막 선물> 로 바뀌었다. ‘귀휴’는 장기 복역수에게 주어지는 특별 휴가를 뜻한다. 극중 무기수인 태주(신현준)가 친구의 딸에게 간 이식 수술을 해주기 위해 귀휴를 나오게 된다는 내용을 함축하는 제목이다. 하지만 단어의 뜻이 어렵다는 이유로 제목을 변경했다. <귀휴> 라는 제목은 <마지막 선물> 의 부제로 한 단계 주저 앉았다. 마지막> 귀휴> 마지막> 귀휴>
지난해 개봉된 영화 <마을금고연쇄습격사건> 도 <성난 펭귄> 에서 바뀐 제목이다. 공교롭게도 <마을금고연쇄습격사건> 역시 부정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당시 홍보를 맡은 관계자는 “ <성난 펭귄> 이라는 제목이 독립 영화의 느낌을 주고, 내용을 함축하지 못해 변경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성난> 마을금고연쇄습격사건> 성난> 마을금고연쇄습격사건>
밸런타인데이에 개봉돼 쓸쓸히 퇴장한 영화 <대한이, 민국씨> 역시 <인생은 아름다워> 라는 원제가 있다. 제작사는 <인생은 아름다워> 라는 제목이 코미디라는 장르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개명을 단행했다. 결국 영화 속 두 주인공인 대한(최성국)과 민국(공형진)의 이름을 내세운 독특한 제목으로 빛을 보게 냈다. 인생은> 인생은> 대한이,>
#주연 배우가 바뀌어서…
지난해 말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 는 배우 김지수의 컴백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지수는 영화 촬영이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자 중도 하차했다. 당신이>
결국 배우 예지원이 캐스팅 돼 김지수의 공백을 메웠다. 이 과정에서 <당신이 잠든 사이에> 는 <어젯밤에 생긴 일> (감독 김정민ㆍ제작 KM컬쳐)로 제목이 변경됐다. KM컬쳐 관계자는 “연출자도 윤여창 감독에서 김정민 감독으로 교체 투입됐다. 주연배우와 감독이 바뀐 만큼 기본틀은 유지하되 많은 부분이 수정될 것이다”고 전했다. 어젯밤에> 당신이>
지난해에는 주연 배우가 바뀌면서 ‘대박’ 난 영화가 있다. 바로 배우 김윤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세븐 데이즈> 다. <세븐 데이즈> 는 당초 배우 김선아가 주연을 맡아 <목요일의 아이> 라는 제목으로 제작될 계획이었다. 목요일의> 세븐> 세븐>
안진용 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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