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여성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4일 실시된 ‘미니 슈퍼 화요일’ 4개주 경선 가운데 최대 승부처인 텍사스 및 오하이오주 예비선거에서 승리했다. 이에 따라 힐러리 의원은 경쟁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대세론에 제동을 걸면서 전세를 역전시킬 발판을 마련했다.
힐러리 의원은 이날 승리로 당내에서 높아진 사퇴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으며 오바마 의원은 2월5일‘슈퍼 화요일’이후 파죽의 11연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힐러리 의원의 동력 회복으로 오바마 의원 쪽으로 기우는 듯했던 민주당 경선 구도는 한층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돼 최종 승자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이 경선을 모두 치르고도 최종 대선후보를 확정하지 못해 8월 말 전당대회에서 슈퍼 대의원에 의해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와는 달리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미니 슈퍼 화요일’4개 주 경선에서 모두 압승, 대의원 확보 수에서 전체 대의원의 과반수인 1,191명을 초과한 1,226명(CNN 집계)을 기록해 명실상부한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이날 추후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매케인 의원은 힐러리, 오바마 의원 등 민주당 경선 주자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대선 본선전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매케인-힐러리간, 매케인-오바마간 당대 당 대결 양상도 한층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힐러리 의원은 직전 여론조사 결과와는 달리 선언 대의원 193명이 할당된 텍사스주 예비선거에서 히스패닉의 지지를 바탕으로 51%의 득표율로 48%에 그친 오바마 의원을 꺾고 신승함으로써 대반격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힐러리 의원은 오하이오(대의원 141명) 예비선거에서 생산직 근로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54%대 44%로 비교적 큰 승리를 거뒀으며 로드아일랜드(대의원 21명) 예비선거에서도 58%대 40%로 압승했다.
오바마 의원은 버몬트(대의원 15명) 예비선거에서 60%의 득표율로 힐러리 의원(38%)에게 압승을 거뒀으며 텍사스 예비선거에 이어 실시된 텍사스 코커스(당원대회)에서도 36% 개표 결과, 52%대 48%로 힐러리 의원을 누르고 앞서가고 있다. 독특한 경선 방식을 갖고 있는 텍사스주의 경우, 총 193명의 선언 대의원 가운데 예비선거에 대의원 126명이 할당돼 있고 코커스에는 67명이 할당돼 있다. 힐러리 의원의 승리에도 불구, 대의원 확보 수에서는 1,451명 대 1,365명(CNN 집계)으로 오바마 의원이 여전히 우위를 유지했다.
공화당 매케인 의원은 텍사스, 오하이오,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4개주 경선에서 득표율 51%~65%로 허커비 의원을 누르고 전승을 거둬 공화당 경선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했다.
경선 결과가 나온 뒤 힐러리 의원은 “새 역사가 이뤄졌으며 끝까지 경선을 완주, 승리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고 오바마 의원은 “이번 경선으로 달라진 것이 없으며 대의원 확보수에서 우리가 여전히 앞서고 있다”며 경선 파장의 최소화를 시도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