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수학계의 궁금증으로 남아있던 난제가 국내 교수에 의해 풀렸다.
서울대는 4일 강현배 수리과학부 교수와 그램 밀턴 미국 유타대 석좌교수가 공동연구를 통해 ‘폴야_세고 예측’과 ‘에슐비 예측’을 증명해냈다고 밝혔다. 공동연구 결과는 수학ㆍ역학 분야의 세계적 주요 학술지인 `아카이브 포 래셔널 미케닉스 앤 애널리시스(Archive for Rational Mechanics and Analysis)' 최근호(188호)에 발표됐다. 강현배 교수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에서 해석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51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폴야(Polay)와 세고(Szego) 교수는 “같은 부피를 갖는 영역 중 편극텐서의 고유치의 합이 최소가 되는 모양은 구면체뿐”이라는 내용의 ‘폴야_세고 예측’을 세웠지만 정작 본인을 포함한 수많은 학자들이 이를 실제로 증명해 내진 못했다. 2, 3차원 상에 어떤 모양이 있다면 그 모양에 대응되는 양이 있기 마련인데, 편극텐서란 이런 특정 성질을 나타내는 수학적인 양이다.
이론역학자인 에슐비 역시 1961년 “평등한 벡터장이 걸려 있을 때 내부에서 역시 평등한 벡터장이 형성되는 구조는 타원체 밖에 없다”는 예측을 세우고 2차원(평면)에서 이 가설이 참임을 증명했지만 3차원(입체)에서는 증명해 내지 못했다. 강 교수와 밀턴 교수는 이 두 예측이 수학적으로 동치(같은 값) 관계에 있다는 것을 규명했으며, 두 예측이 참이라는 것도 동시에 증명해 냈다.
학계에선 이번 연구성과가 앞으로 새로운 의료영상 기법 연구에 있어 중요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령 사람 몸 속에 종양이 있다면, 그 종양의 모양에 대응되는 편극텐서가 존재하기 마련이며 이 개념을 응용해 현재의 X레이나 자기공명영상(MRI)보다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정확한 진단법을 개발해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오랜 난제가 해결된 데 우선 의미가 있으며,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의료영상 장비 개발에 필요한 이론적 연구가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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