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부정ㆍ비리 연루자의 공천에 제동을 건 데 이어 4일엔 이른바 '철새 정치인' 공천에 직격탄을 날렸다.
인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 "아침 신문을 보니 어제(3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가 철새를 공천했다는 말이 있어 깜짝 놀랐다. 아니 사람을 공천해야지 새를 공천하면 어떡하나"며 "자세히 보니 김대중 정부에서 장관도 하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회의원도 했던 사람이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겨서 공천을 받았더라. 참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충남 당진에 공천을 받은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자기가 몸담았던 당이 어렵다고 해서 박차고 나와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는데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념과 사상이 다를 텐데 이런 분들은 한나라당에 와서 봉사도 좀 하고 정체성을 익힌 다음에 공천을 받아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특히 "공천받은 이유를 보니까 어느 교회를 다니고 어느 대학을 졸업했기 때문이라고 신문에 아주 공공연하게 났더라"며 "이런 식으로 공천이 되면 앞으로 굉장히 한나라당이 어려워질 것 같다. 국민적 실망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소망교회를 다녀 공천된 게 아니냐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인 위원장은 앞서 공심위가 공천을 내정한 71명 중 2명에 대해 윤리적 문제를 제기, 최고위원회가 보류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는 4일에도 "2일 이후 공심위가 발표한 충청과 경기 지역 내정자 중 3명에 대해 공심위에 재심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천의 문제점을 적극 지적하는 인 위원장에 대해 "비공식 공심위원 노릇을 하는 것이냐"는 말도 나온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