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본산 전경련이 신임 상근부회장에 또다시 ‘LG맨’ 정병철 LG CNS 고문을 영입한 것을 두고, 재계는 ‘LG에 대한 전경련의 러브콜’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경련과 LG의 10년 ‘냉전’이 이번엔 해빙될지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본무 LG회장은 외환위기 직후 LG반도체가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에 인수되는 ‘빅딜’과정에서 전경련이 ‘총대’를 맨 것과 관련, 지금까지도 등을 돌리고 있다. 그는 빅딜 이후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지난해 사무국 수장이자 정부와 재계의 소통 채널 역할을 하는 상근부회장에 이윤호 당시 LG경제연구원 고문을 선임한 것도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한 화해의 제스처로 알려지고 있다. 조 회장은 이번에도 LG에서 잔뼈가 굵은‘LG맨’ 정 고문을 상근부회장으로 발탁함에 따라 LG에 대한 배려의 손짓을 보였다.
그러나 LG그룹은 이번 상근부회장 선임이 어디까지나 정 부회장은 ‘개인적 차원의 결정’이라는 반응이다. LG그룹 고위 관계자는“전경련이 '러브콜'을 보낸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정 고문이 전경련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개인적인 결정”이라며 “이윤호 고문의 전경련 부회장 선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일로 LG와 전경련의 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회장이나 전경련이 ‘LG맨’을 스카우트하면서, 구 회장의 ‘양해’를 구하지 않았을 리는 없다. 전임 이윤호 부회장 때도 그랬고, 당시 LG측에선 이 전 부회장의 전경련행에 대해 결사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흔쾌히 환송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G측으로선 이번에도 같은 입장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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