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암과 폐암, 피부암 치료에 쓰이는‘레블란 PDT(Photodynamic Therapyㆍ광역동 치료)’가 여드름 치료에도 이용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주요 병원에서 시술되고 있는 이 치료법은 여드름의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균과 피지샘을 파괴해 여드름을 치료함으로써 기존 치료법의 불편함과 부작용을 해소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PDT는 빛에 노출되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레블란이라는 광감작(光感作) 물질을 투여해 병든 조직에 달라붙게 한 뒤, 빛을 쪼여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감작이란 생물체에 어떤 항원을 넣어 그 항원에 대해 민감한 상태로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레블란은 199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광과민성 각화증 치료제다.
여드름균은 특정 햇빛 파장(415㎚)에 노출되면 ‘포피린’이라는 물질을 만드는데, 이 물질이 도리어 여드름균과 피지선을 파괴한다. 따라서 햇빛에 노출되면 여드름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레블란 PDT는 이런 원리에 착안, 여드름 부위에 집중적으로 흡수되는 약물(5-ALA 성분)을 피부에 발라 광선을 쬐어 여드름균과 피지선을 파괴한다.
치료는 레블란을 피부에 바르고 1시간 정도 기다렸다 광선을 15분 정도 쬐면 끝난다. 다만 색소 침착이 생길 수 있으므로 48시간 동안 햇빛을 피해야 한다. 레블란 제조사인 미국 DUSA가 2002년 243명의 여드름 환자를 대상으로 레블란 PDT를 임상시험한 결과 레블란 PDT군은 77%가 개선된 반면, 대조군은 18%만 치료 효과가 있었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김현주 원장은 “레블란 PDT 치료는 여드름의 근본 원인인 여드름균과 피지선을 파괴하므로 한번만 치료하면 효과가 3~6개월 지속되고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목동 고운세상피부과 이남호 원장은 “여드름균을 죽이는 항생제 성분의 기존 여드름약은 내성 및 위장관 자극 가능성이 있고, 피지 분비 억제를 위한 비타민A 계열 연고는 기형아 출산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서대헌 교수는 그러나 “고름이 나오거나 5㎜ 이상 딱딱한 결절이 있는 중증 여드름 환자는 레블란 PDT보다는 먹는 약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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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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