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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없는 자원전쟁/ <하> 한국 자원안보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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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없는 자원전쟁/ <하> 한국 자원안보 시급

입력
2008.03.0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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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와 가스 자급률 4.2%, 쌀을 제외한 식량자급률 5%. 자원 확보 전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초라한 현실이다. 원자재와 곡물 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폭등한다면 꼼짝없이 상승분을 감내해야 하는 구조로‘자원 안보’가 이만저만 불안한 게 아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하다. 원유ㆍ가스 자급률(자주개발률)은 스페인(56%), 이탈리아(51%)는 물론 일본(10%)에도 못 미친다. 자주개발률은 국내 기업이 해외자원 개발을 통해 들여온 원자재 양을 국내 소비량으로 나눈 수치로 에너지 자급도를 나타낸다. 식량자급률은 면적이 우리나라의 반도 안되는 스위스(49.6%)보다도 낮다.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로 진출해 물량을 확보하거나, 아예 국내에서 원유나 수입 곡물을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야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우선 원유 등 자원개발 관련 인력은 2006년 기준으로 540명 뿐이다. 세계 50위권 석유개발 회사가 보유한 전문 인력이 3,300여명임을 감안하면 한심한 수치다. 게다가 그나마 갖고 있는 기술력도 메이저 석유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50~60%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에서 땅을 빌려 곡물을 재배, 국내로 들여오는 해외 농업투자도 쉽지 않다.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민간 기업 등이 미국, 중국, 연해주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했지만 타당성 검토 소홀로 대부분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화석 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개발도 걸음마 수준이다. 이는 2006년 신재생에너지 공급률이 2.26%에 그치고 있는데서 잘 나타난다. 수입 밀을 대신하기 위해 한 때 우리밀 재배 운동이 일기도 했지만 소비가 뒷받침 되지 않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해외자원개발을‘국가적 아젠다’로 설정하고 10년 계획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2007년 4.2% 수준인 원유ㆍ가스 자주개발률을 28%로 올리고 0%인 우라늄을 15%, 10.7%인 철광을 30%로 올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매년 1조원 씩 10년간 10조원의 예산을 투자, 에너지 관련 기술을 육성하고 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국가별로 차별화한 패키지형 자원외교를 통해 안정적인 자원 확보에 나서겠다”면서 “올해가 자원개발 강국의 반열에 오르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도 중장기적 과제를 사료작물 재배 확대, 해외농업개발 활성화로 설정하고 태스크포스를 마련, 지원 대책을 마련 중이다. 쌀 수요 감소 등으로 늘어난 휴경지를 이용해 사료작물 재배 면적을 2007년 14만5,000ha에서 2015년 24만ha로 늘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정운천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값은 저렴하고 영양면에서 수입 사료와 대등한 청보리 재배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해외농업 개발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된 포럼을 만들어 ▦품목, 지역별 투자 및 진출 가능성 ▦ 민간부문 지원 방안 ▦투자 관련 정보 인프라 및 해외 농업인 네트워크 구축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용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일본은 미국 현지에 곡물 저장고를 마련해 미국 수출물량의 20%를 확보해 비상시에 대비한 안정적 수급선을 마련해 놓았다”며 “이 같은 방안을 벤치마킹하거나 현물거래 중심의 곡물 거래 방식을 선물거래로 다변화 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저작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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