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 참전한 인디언 출신 미군에게 사후 25년 만에 명예훈장이 추서됐다.
AP통신은 미국 정부가 1951년 한국전쟁 당시 팔에 두 발의 총상을 입으면서도 수십 명의 적군과 교전하며 동료를 구한 우드로 윌슨 키블 상사에게 3일 군사분야 최고 훈장인 명예훈장을 추서했다고 보도했다. 키블 상사는 명예훈장을 받은 최초의 수(Sioux)족 인디언이 됐다.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추서식에서는 그의 양아들 러셀 호킨스가 훈장을 받았다.
추서식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제서야 감사의 뜻을 표하는 것을 사과 드린다”며 “키블 상사는 훈장을 손에 쥘 수도, 제복에 달아볼 수도, 대통령이 감사를 표하는 것을 들을 수도, 동료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지켜보는 이 자리에 함께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뒤늦게나마 키블 상사의 이야기를 전하고 명예로운 행동을 기림으로써 그가 후세에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서의 의미를 설명했다.
유족들은 국방부에 그 동안 두 차례 명예훈장 추서를 건의했으나 관련 서류 분실 등으로 미뤄지다가 지난해에야 2차 대전 및 한국전쟁에서 그가 이룬 공로를 인정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키블 상사는 국가에 속았다고 느꼈을 것이지만 불평하지 않았다”며 “그는 미국이 (추서와 관련한) 실수를 했을 때에도 조국이 가장 위대한 나라임을 믿었다”고 치하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