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은 4일 비리 부정 연루 인사에 대한 예외 없는 공천 배제 방침을 천명하면서 ‘공천특검’, ‘저승사자’라는 자신의 별명을 또 한 번 각인시켰다.
박 위원장은 이날 공심위 초반 “뇌물, 알선수재, 정치자금, 공금횡령, 파렴치범, 개인비리, 기타 모든 형사범을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자는 심사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 제 기본 입장”이라고 폭탄선언을 했다.
그가 준비한 ‘공천 원칙과 기준’이라는 문서에는 한나라당 공천 기준인 당규 3조2항 내용과 외부 공심위원들이 생각하는 공천 배제자 원칙이 명기돼 있었다. 그는 보도진이 이 문서를 촬영하는 상황인데도 숨기지 않고 읽어나갔다.
그는 “당규 14조 5호에는 비리 부정 등 구시대적인 정치행태로 국민적 비판을 받은 인사는 심사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돼 있다. ‘제외할 수 있다’가 아니고 ‘must’, 즉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위원장은 또 “민주시민은 일단 공동체에 들어가면 공동체의 정체성을 존중해야 한다. 만약 그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다면 공동체에서 나가야 한다”며 공천 탈락자의 반발에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제 기준을 놓고 보면 희생자도 나온다. 억울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큰 일이 있을 때에는 억울한 사람의 희생이 따르는 것이 우리의 역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의를 위한 희생은 나중에 아름다운 것으로 칭송 받는다”며 “당이 살고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이번 한 번쯤 희생하는 것도 18대 국회에 들어가는 것 못지않게 훌륭하게 평가 받을 것”이라고 공천 탈락자에게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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