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경기를 예견해주는 경기선행지수 증가율이 4년 9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져 향후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생산과 소비는 증가세로 반전했지만, 향후 고용창출과 성장동력이 될 투자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경기선행종합지수(전년동월 대비)는 지난해 12월보다 1.1%포인트 하락한 5.9% 상승에 그쳤다.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폭이 줄어든 것으로 2003년 4월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는 건설수주액, 종합주가지수, 순상품교역조건, 소비자기대지수, 자본재수입액 등 선행종합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지표 중 5개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2007년 19.3%나 급등했던 국내 건설수주는 민간 부문의 수주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1%나 격감했으며, 종합주가지수는 5.5%, 순상품교역조건은 2.6%씩 하락했다.
미래 성장동력이 될 투자가 감소한 것도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39(2000년=100)였던 설비투자지수는 1월 120.5를 기록, 18.5나 떨어졌다. 반도체 장비, 금융거래 자동화기기에 대한 투자 감소가 원인이었다. 새 정부가 ‘친기업 환경’ 조성을 강조하며 기업들에게 투자를 촉구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동반 감소했던 생산과 소비는 나란히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달 0.2% 감소했던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및 부품, 자동차 등의 수출 호조로 2.5% 증가세로 돌아섰고 서비스업 생산은 0.9% 늘었다. 지난해 11월, 12월 연속 감소했던 소비재 판매도 승용차 판매 호조와 설날 수요 증가 영향으로 2.5% 증가했다. 이 덕에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는 200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116.7을 기록했다.
이태성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동행지수는 아직 좋게 나타나고 있지만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인상 효과가 지난해 12월부터 선행지수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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