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청계천로, 을지로, 소공로 등 4대문안 주요 도로의 차로가 대폭 축소되고 보행로가 넓어질 전망이다. 또 청계천로와 소공로 등에는 자전거길도 조성된다. 그러나 교통정체가 심한 일부지역에서는 반발도 예상된다.
서울시는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고 보행자 중심의 교통환경으로 개편하기 위한 '도심부 교통마스터플랜'을 3월까지 수립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4대문 안으로의 승용차 도심 진입을 줄이고 안전하게 도보와 자전거로 다닐 수 있도록 교통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라며 "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종로, 청계천로, 을지로, 소공로 등 4곳에 보행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우선 시는 서울시청과 남산 3호터널을 잇는 소공로를 시범지역으로 지정, 2010년까지 왕복 5차로를 2차로로 축소하기로 했다.
차로 수를 줄인 만큼 확장된 공간에는 차로 양쪽 방향으로 자전거전용도로가 신설된다.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차로와 자전거도로 사이에 경계석 등이 설치된다. 현재 폭이 2m도 되지 않아 통행에 불편을 주었던 인도를 확장해 '보행중심지구'로 꾸민다. 소공로(390m)와 붙어 있는 서울프라자호텔 뒤편 북창길(190m)도 같은 방식으로 조성된다.
청계천을 따라 양방향으로 2차로씩 운영되고 있는 청계천로에도 자전거전용도로가 생긴다. 각 1차로를 줄여 보행로를 확장하고 자전거전용도로도 만든다. 현재 청계천로는 청계광장에서 청계천 고산자교 인근까지 청계천을 따라 이어지는 6㎞에 이르지만 인도의 폭은 1~3.5m에 불과해 이용자가 적다.
광화문사거리에서 동대문까지 도심의 동서를 연결하는 종로(2.7㎞)도 왕복 8차로에서 6차로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인도폭은 현재 4~7m에서 7~11m로 늘어나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차로의 끝 차로가 노상주차장으로 이용되는 을지로 2~5가(1.7㎞)도 양방향에서 1차로씩 줄인다. 시는 인쇄소가 몰려 있는 지역 특성을 살려 '물류중심축'으로 만들기 위해 주차장 일부를 폐쇄하고 오토바이 전용주차장이나 인도로 활용하기로 했다.
4대문 밖 도로의 기능도 달라진다. 서울역과 경복궁, 동대문, 명동으로 이어지는 '의주로~율곡로~다산로~퇴계로'의 교통신호 등을 개편해 도심순환체계를 구축, 도심 통과 차량이 이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시는 이번 도심교통 개편으로 도심 승용차 통행량의 20% 감축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하루 평균 서울 시내에서 통행하는 860만대가 가운데 140만대가 4대문 안으로 유입됨에 따라 도심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14.4㎞를 기록, 서울 평균 속도인 시속 20㎞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승용차를 이용해야 하는 영세상인 등은 교통정체에 따른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 반발이 예상된다. 또한 자전거도로 신설도 연결통로가 확충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용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스럽다. 시 관계자는 "자전거도로의 경우 도심 곳곳에 대여소를 설치해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반발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교통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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