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은 역대 올림픽에서 전통적인 메달 밭이었다. 그러나 박주봉과 방수현에 이어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은퇴한 김동문 하태권 라경민 등을 이을 유망주 발굴에 실패했다. 급기야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32년 만에 ‘노골드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던 한국 셔틀콕이 완연한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국은 3일(한국시간) 독일 뮐하임에서 막을 내린 2008독일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남녀단식과 남녀복식, 혼합복식 5개 종목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독일오픈은 총상금 8만 달러가 걸린 3등급 그랑프리 대회. 비록 세계 최강 중국이 1.5군을 파견했지만 한국이 그랑프리 대회에서 전 종목을 휩쓴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 1월 세계 톱 랭커들이 총출동한 요넥스코리아오픈슈퍼시리즈(상금 30만달러)에서도 남자단식과 혼합복식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낸 바 있는 한국 배드민턴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올림픽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코리아오픈 금메달의 주인공 이용대-이효정조(이상 삼성전기ㆍ12위)는 이날 첫 경기로 열린 혼합복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5위인 중국의 허한빈-유양조에 2-1(9-21 27-25 21-18)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금 퍼레이드’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무릎 부상에서 회복한 여자단식의 전재연(대교눈높이ㆍ11위)이 중국의 왕위한(38위)을 2-0(25-23 21-10)으로 완파했고, 코리아오픈에서 세계 1위 린단(중국)을 꺾은 한국 남자단식의 ‘에이스’ 이현일(김천시청ㆍ11위)도 일본의 사사키 쇼(31위)를 2-0(22-20 21-5)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여자복식에서는 이경원-이효정조(이상 삼성전기ㆍ4위)가 일본의 마에다-수에츠나조(11위)를 2-0(21-17 21-16)으로 일축했고, ‘한솥밥 대결’이 펼쳐진 남자복식에서는 이재진-황지만조(10위)가 정재성-이용대조(6위)를 2-0(21-13 21-19)으로 꺾으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국 대표팀은 4일 영국 버밍엄에서 시작되는 전영오픈과 11일부터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스위스오픈에 참가한 후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양 대회는 각각 총상금 20만 달러가 걸린 2등급의 슈퍼시리즈. 이에 따라 종목별로 중국을 비롯한 세계 톱 랭커들이 대부분 출전할 것으로 예상돼 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마지막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