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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리히텐슈타인 代役'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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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리히텐슈타인 代役' 부상

입력
2008.03.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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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텐슈타인 발 탈세 스캔들 때문에 싱가포르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유럽 부유층이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 조세회피국에 대한 탈세 조사를 피해 싱가포르로 자산을 유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거액 자산가의 자금을 관리하는 프라이빗 뱅킹 시장에서 싱가포르는 스위스의 10% 규모에 불과하지만, 고객 비밀을 법적으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어 거액 자산가의 대안 금고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개인 자산 관리를 국가 성장 산업으로 지정해 고객 계좌 비밀과 신탁 관련 법을 제정, 비밀 누설 시 강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리히텐슈타인 최대 은행인 리히텐슈타인엘게테의 전직 직원이 빼돌린 고객 비밀 정보를 바탕으로 독일, 영국 등 유럽 국가가 탈세 수사를 확대해 유럽 은행의 고객 신용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럴의 전 아시아지역 사장 다니엘 트루치씨는 “리히텐슈타인 탈세 조사가 리히텐슈타인 뿐 아니라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유럽 은행의 신뢰 추락에 따라 국가적 차원에서 고객 비밀을 제도화한 싱가포르 은행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이 싱가포르와의 무역협상 과정에서 고객 비밀 유지 규정 완화를 압박하고 있지만 프라이빗 뱅킹 시장 확대를 노리는 싱가포르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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