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습니다.”
왼 손에는 목발, 오른 손에는 탁구채를 쥔 중년 여성이 올해 9월 열리는 ‘2008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에 탁구선수로 출전한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사는 주부 나유림(50)씨는 이번 장애인올림픽에서 휠체어 탁구에만 익숙한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여자탁구 스탠딩 부문 7체급 단식경기’에 나선다. 목발을 짚고 서서 경기를 하는 스탠팅 탁구는 우리가 상대적으로 열세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내 여자선수로는 나씨가 처음이다.
나씨가 본격 탁구를 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7월이다. 6살때부터 시작된 골수염으로 지난 40여년간 양 다리 모두 7차례나 수술한 나씨는 2005년 6월 모 대학 평생교육원 강좌 수강생들과 함께 복지관 수영장을 찾았다가 우연히 장애인 탁구경기를 구경하면서 무릎을 쳤다. 그는 당장 7월부터 장애인 체육시설인 대구달구벌종합스포츠센터에서 하루 5∼8시간 목발을 짚은 채 맹훈련에 돌입했다.
“중학교 때 공납금 면제를 받기 위해 1년간 탁구를 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는 나씨는 최근 2년여동안 전국체전 등 각종 장애인 탁구대회에서 금메달 22개 등 모두 28개의 메달을 휩쓸었다. 나씨는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아세아 & 오세아니아 탁구선수권대회’에서 금상을 받으면서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을 따게 됐다.
나씨는 “생계곤란에다 남편의 병까지 겹쳤지만 탁구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베이징올림픽 출전후에는 후배들을 위해 탁구를 지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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