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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남자' 메드베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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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남자' 메드베데프

입력
2008.03.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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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기간 푸틴 벤치마킹 이미지 변신 시도

러시아 대선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 진영 참모들이 선거를 앞두고 ‘푸틴 후계자’에 걸맞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고 영국 옵서버가 2일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부총리는 선거운동 기간에도 유세에 나서기 보다 부총리로서의 업무에 열중, 유권자들에게 녹차를 홀짝거리며 일에 몰두하는 공직자라는 유약한 이미지로 인식돼 왔다. 이에 따라 참모들은 메드베데프에게 강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삼았다고 옵서버는 전했다.

이미지 변화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메드베데프는 160㎝ 정도의 단신인 데다 푸틴 대통령처럼 유도를 즐기고 웃통을 벗고 낚시할 정도의 근육질의 신체조건도 갖추지 못했다. 따라서 전략 참모들은 ‘키는 작지만 업무에는 능숙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메드베데프 부총리를 ‘나노 대통령(Nano_president)’으로 만드는 전략을 택했다.

참모들이 제안한 것은 다름 아닌 ‘푸틴 따라하기’였다. 메드베데프는 푸틴 대통령과 같은 걸음걸이와 억양, 헤어스타일을 따라하기 시작했고 푸틴이 즐겨 입는 휴고 보스의 양복을 입었으며 날렵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체중까지 감량했다. 메드베데프 부총리의 사진을 찍을 때에는 아래에서 위로 찍는 로우 앵글로 촬영, 키가 커 보이게 만들었다. 참모들은 단체 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메드베데프 부총리에게 한 발짝 나와서 찍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메드베데프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한 리디아 소셀리야는 “메드베데프의 이미지 변화 전략은 섹스 어필을 염두에 두었다”고 말했다. 소셀리야는 2004년 대선 당시 푸틴 대통령을 선택한 유권자의 59%가 여성이었으며 푸틴의 금주하는 습관과 마초적인 이미지가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을 근거로 제시했다. 옵서버는 모스크바의 여대생들이 “메드베데프가 귀여우면서도 일종의 성적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언급하면서, 이미지 변화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음을 시사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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