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와 열정' 앞세워 작년 챔프 포항에 도전장… 9일 전북 상대 K리그 데뷔전
“‘파리아스 매직’을 깨뜨리겠다.”
사령탑 데뷔전을 앞둔 황선홍(40)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비장한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새내기 사령탑’의 매운 맛을 톡톡히 보여주겠다는 결의가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묻어 났다.
황 감독은 한국 축구의 르네상스라고 할 수 있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창출 주역 가운데 가장 먼저 지휘봉을 잡아 축구계 안팎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02 한일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화려한 현역 생활을 보낸 그가 감독으로서도 선수 시절의 명성에 걸맞은 솜씨를 발휘할 지는 올 시즌 K리그의 핵심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패기와 열정으로 뭉친 도전적인 팀을 만들겠다”는 일성과 함께 부산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08 K리그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강조했던 ‘패기와 도전 정신’을 드러내며 ‘선배 사령탑’들에 정중한 선전포고를 했다.
황 감독은 특히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선풍을 일으켰던 ‘파리아스 매직’을 잠재우겠다는 기염을 토해 눈길을 끌었다.
“늦었지만 포항의 파리아스 감독이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것을 축하한다”며 말문을 뗀 황 감독은 “팬과 언론 사이에서 지난해 파리아스 감독의 ‘매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이것을 그라운드에서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다. 포항을 기필코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디펜딩 챔피언’에 당찬 도전장을 던졌다.
황 감독은 또 쟁쟁한 선배 감독들과의 승부에서도 결코 뒤지고 싶은 마음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황 감독은 “신임 감독으로서 선수 시절 스승, 선배로 모시던 분들에게 많이 배워야겠지만 경기장에서 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며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해 정정당당히 승부를 겨뤄 이기고 싶다”며 ‘새내기 감독’의 패기를 드러냈다.
첫 시즌에 임하는 황 감독의 비장한 결의는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후 행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테이블로 자리를 옮긴 타 팀 사령탑들이 추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을 때 황 감독은 총총이 자리를 일어섰다. 개막전이 코 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이날 오후 잡혀 있는 훈련 일정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급히 부산으로 이동했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데뷔전에 임하는 황 감독의 마음가짐이 어떠한지를 여실히 알 수 있는 장면이다.
황선홍 감독은 9일 오후 3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알찬 전력 보강으로 우승 후보로 급부상한 전북 현대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다.
김정민 기자 goavs@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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