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선 예인줄이 중고품이라 약해 쉽게 끊어졌다.” “예인줄 인장력에는 문제 없었다.”
3일 대전지법 서산지원 형사2단독 노종찬 판사 심리로 열린 충남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사고 3차 공판에서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 측과 삼성중공업측이 예인줄 품질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유조선측 변호인단은 “사고로 끊어진 예인줄은 1995년 일본에서 수입해 7~9년 사용된 뒤 창고에 보관해오다 재활용한 것”이라며 “경비 1,200만원을 아끼기 위해 와이어를 재활용하는 등 삼성측의 안전불감증이 사고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측 변호인단은 “문제의 와이어는 국내에서 생산된 어떤 와이어보다 인장력이 높은 제품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조사에서 충분한 강도를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삼성측 변호인단은 또 “예인선단쪽으로 접근하는 유조선을 피하기 위해 기관 출력을 더 높이다 예인선이 끊어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조선사측 변호인단은 “예인선단이 풍향을 감안, 유조선 우측으로 통과해야 하나 풍랑이 심한 선수쪽으로 통과를 시도했다”며 “닻줄의 길이를 늘이는 등 유조선의 비상조치로 예인선단이 유조선 선수를 완전히 통과했으나 강풍으로 크레인선이 예인줄이 끊어지며 다시 돌아와 충돌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공판에는 삼성중공업 해상크레인 선장 김모(39)씨와 예인선 선장 조모(51)씨, 허베이스피리트호 선장 C(36)씨와 두 회사 대표 대리인 등 7명, 삼성중공업 관련자와 대산지방해양수산청 관제센터 직원 등이 출석했다. 한편 재판부는 4일 공판을 다시 열어 피고인들에 대한 신문을 벌일 예정이다.
서산=이준호 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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