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아, 현대百 진충에 위협 느껴… 명품코너 강화·위락시설 확충 등 노력
현대백화점의 대구 진출이 기정 사실화하면서 대구지역 토종백화점들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도시중 토종백화점이 유일하게 명맥을 잇고 있는 대구지역 대구ㆍ동아 양대백화점은 롯데에 이어 현대백화점을 맞아 기존 시장 지키기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최근 공시를 통해 진출 의사를 밝힌 곳은 대구 중구 계산동 떡전골목. 1만3,200여㎡ 부지에 지하 6층, 지상 8층 규모로 영업면적만 4만9,500㎡인 이 백화점은 2010년에는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개점으로 당장 영향을 받게 되는 지역백화점은 인근 동아백화점 쇼핑점이다. 명품 이미지의 현대백화점이 바로 옆에서 새로운 시설로 고객을 받기 시작하면 동아쇼핑측이 입을 피해가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아측은 쇼핑점 안에 현대측이 갖추지 못할 스파시설과 문화센터, 전문식당가 등 복합 위락시설을 확충하고 판매시설도 대규모로 추가 조성키로 하는 등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방침이다.
동아측은 또 현대가 진출하면 쇼핑점이 있는 반월당을 중심으로 대구의 상권이 재편되는 긍정적 측면도 적극 활용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창업 50주년을 맞는 동아백화점 관계자는 “반월당이 대구최대의 상권이 되면 역지하의 메트로센터 상가와 연계 효과를 높일 경우 모두 윈윈(Win-win)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백화점도 현대 진출에 따라 시장잠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나 명품 매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현대진출로 명품 매장이 많은 대백프라자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으나 베르사체나 페르가모 등 해외 명품 회사들은 국내 공룡 백화점의 주문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며 “오히려 중소브랜드가 문제인데 이는 대구나 동아 등 백화점 모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백화점은 아직 입점하지 않은 명품 브랜드에 대한 유치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CJ몰에서 운영중인 ‘대구백화점몰’과 자체 운영중인 ‘대백 e-shop’을 업그레이드 하는 등 전자상거래를 통한 온라인 마케팅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지역 백화점들은 서울지역 백화점의 대구 진출시 검증작업이 너무 허술한 것에 아쉬움을 내비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서울권 백화점들이 지역백화점처럼 대구시민을 위해 투자를 하는 것도 없는데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에 대한 아무런 검증작업도 없이 무조건 유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에는 롯데측이 2003년 중구 대구역사에 ‘롯데백화점 대구점’, 달서구 상인네거리에 ‘상인점’ 등 2곳을 열었고 조만간 범어네거리 인근에 신세계백화점이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점포를 2개나 열고도 지역 백화점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한 롯데백화점은 대구지하철 1ㆍ2호선의 교차지점인 반월당 인근에 현대백화점이 들어서기로 하면서 위협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대구백화점 구정모 대표이사는 “대형 유통업체가 대구에 진출하면 파이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대구백화점 만의 장점과 역량을 살려 토종백화점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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