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로빈슨 / 사계절상형문자 비밀 푼 샹폴리옹… 인류의 수수께끼 해독 과정
1832년 3월 4일 이집트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프랑스 학자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이 42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샹폴리옹은 이집트 상형문자를 최초로 해독한 인물이다. 그는 언어의 천재였다.
17세 때까지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는 물론 아랍어 시리아어 산스크리트어 중국어, 그리고 고대 이집트어인 콥트어 등 10가지가 넘는 언어를 마스터한 그는 약관의 나이에 이미 모교 그르노블대학의 교수가 됐다.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군이 알렉산드리아 동쪽 나일강 하구의 로제타 마을에서 돌덩어리 하나를 발견한 것은 1799년이다. 높이 114cm 너비 72cm 두께 28cm의 로제타 석은 상단에 14행의 신성문자(상형문자), 중단에 32행의 고대 이집트 민중문자(초서체로 쓰여진 상형문자), 하단에 54행의 고대 그리스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유럽의 학자들은 그리스 문자를 해독해 로제타 석이 이집트 왕 프톨레마이오스 5세 때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아냈지만 상형문자는 샹폴리옹 이전까지 누구도 해독하지 못했다.
샹폴리옹은 로제타 석과 1821년 필라이 섬에서 발견된 오벨리스크에 새겨진 명문을 비교, 프톨레마이오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이름에서 공통되는 발음기호를 찾아냄으로써 상형문자 해독의 실마리를 찾는다.
그가 1822년 27명의 파라오 이름을 해독하면서 상형문자의 음가를 다 밝혀냈을 때 마지막으로 확인한 파라오 명이 람세스였다. 인류문명사를 광대하게 확장시킨 이집트학의 열쇠를 만든 순간이었다.
문자 해독의 역사는 인류사의 수수께끼를 푸는,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다. <문자 이야기> 는 샹폴리옹을 비롯해 선상문자를 해독한 벤트리스 등 인류의 암호를 풀려고 노력했던 이들의 지적 탐구과정, 알파벳 한자 가나 등 오늘날 사용되는 문자 이야기, 아직도 해독되지 못한 이스터 섬의 롱고롱고 문자 목판과 크레타 섬의 파이스토스 원반 문자, 그리고 소멸해버린 문자들까지, 문명사에 명멸한 문자 이야기를 흥미로운 서술과 풍부한 그림ㆍ사진자료로 보여주는 책이다. 문자>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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