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엄마 없이 아빠 혼자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30만 가구에 육박했다. 과거 이혼과 더불어 으레 아이의 양육을 맡았던 엄마들은 이제 무작정 모성애를 발휘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모성애가 떠난 자리, 그 자리를 부성애가 채우고 있다.
KBS1TV <수요기획> 은 5일 오후 11시30분 엄마 없이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의 이야기를 담은 ‘싱글대디 세 남자 이야기’를 방영한다. 돈 벌고, 집안 일 하고, 애를 키워야 하는 싱글대디들의 생활은 철인 3종 경기를 방불케 한다. 수요기획>
강호병 씨는 퇴근 즈음이면 더욱 바빠진다. 차는 막히고 몸은 천근만근이다. 여기에 ‘오늘 저녁에 뭐 해 먹지?’라는 고민은 머리를 더욱 복잡하게 한다. 저녁을 차리고 설거지, 청소와 빨래를 마치면 애들 숙제까지 봐줘야 하는 생활. 삶이 철인 3종 경기가 돼버린 지 오래다.
제대하고 바로 아이를 맡은 26세 최필립 씨도 싱글대디가 된 지 3개월째다. 그에게 제대는 ‘고생 끝, 행복 시작’이 아니라 ‘고생 끝, 고생 시작’이었다. 세간도 제대로 없는 집안에서 임시로 어학원 강사를 하며 딸과 단 둘이 산다. 아침마다 완전군장 하듯 딸을 안고 뛰어야 지각을 면할 수 있다.
싱글대디들에게 쏟아지는 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 ‘어떻게 하다가 엄마가 도망가게 했나’라는 의심 가득 찬 눈초리는 그들을 옥죈다. 이런 2중고 속에서도 그들은 삶의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삶을 가로막는 큰 장애가 되는 동시에 가장 큰 삶의 이유가 되는 아이들 때문이다.
방송은 힘들지만 꿋꿋하게 살고 있는 세 명의 싱글대디들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점점 해체되고 있는 ‘가족’의 현 위치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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