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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하고 싶은 '인어 증후군' 8세 소녀에 美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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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하고 싶은 '인어 증후군' 8세 소녀에 美 눈시울

입력
2008.03.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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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8살 난 ‘작은 인어공주’가 과연 발레를 출 수 있을까?”

양 다리가 붙은‘인어증후군’라는 희귀병 환자로 태어난 어린 소녀가 ‘천형’을 딛고 발레를 추겠다는 꿈을 꿋꿋하게 키워 나가 미국인들의 눈시울을 자극하고 있다.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에서 출생한 샤일로 페핀은 다리가 붙어 있어 마음대로 뛰어다니지 못하는 것 외에는 또래와 다를 바 없이 언제나 해맑은 미소를 띠고 있는 명랑한 아이다.

하지만 샤일로는 양 다리가 인어공주처럼 돼있는 데다가 방광, 자궁, 큰창자, 직장은 아예 없고 신장과 난소도 일부만 있는 채로 태어났다. 때문에 의사들은 샤일로가 여느 ‘인어증후군’ 환자같이 수시간 안에 사망할 것이라고 진단했지만 그는 예상을 깨고 지금까지 기적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다.

샤일로가 금방 숨질 것이란 의사의 말이 빗나가자 아버지 레슬리와 어머니 엘마는 아이를 메인주 메디컬센터의 바버라 부시 아동병원으로 데려갔다. 이때부터 샤일로는 지금까지 무려 150차례 이상의 어려운 수술을 받았다. 여기에는 수많은 내장 조형시술과 두 번의 신장이식 수술 등이 포함돼 있다. 어른들도 감내하기 힘든 신장수술을 샤일로는 불과 두 살 때 처음 받았고 지난해 8월 재차 이식을 했다.

그토록 많은 수술을 겪으면서 샤일로가 보여준 불굴의 삶의 의지는 그를 돌본 의료진 모두를 감동시킬만한 것이었다고 한다. 다만 의료진은 현재로선 다리를 분리하는 수술의 경우 생명에 대한 위험 부담이 너무 큰 탓에 미루고 있다.

의학 전문가는 ‘인어증후군’의 병인이 아직도 베일에 가려 있다면서 단지 유전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측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태아가 자궁 속에서 혈관 순환계통이 정상적으로 발육하지 못하면 신장과 여타 장기도 제대로 모양을 갖추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샤일로는 주변의 따뜻한 시선 속에서 케네벙크포트의 유명인사가 됐다. 비록 서서 걸을 수는 없지만 그는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며 특히 함께 볼링을 하는 것을 즐긴다. 그의 숙모 사만사 미겔은 “동네의 모든 아이들이 샤일로를 좋아하며 친구들과 놀 때는 다른 아이들과 별반 다름없다”고 전했다.

샤일로의 어머니는 보험회사에 다니고 아버지는 일자리를 갖는 대신 집에서 때로는 피에로로 분장해 무료함을 달래줄 정도로 딸을 돌보는데 열성적이다.

부모는 샤일로가 어서 자라 하루 빨리 분리수술을 받고 예쁜 양 다리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주치의도 샤일로의 용태로 보아 수술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샤일로는 지금의 모습에 만족한다며 다시는 수술대에 오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도움 없이는 거동을 못하는 몸이지만 샤일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춤이며 특히 발레를 마음에 들어 해 교습까지 받고 있다. 샤일로는 무용 발표회의 리허설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의 춤이라고 해야 무대 위에서 끊임 없이 몸을 흔들어 대는 정도이다. 좀 더 많은 공간을 이동하려고 샤일로는 요즘 보드를 타고 있다.

아버지 레슬리는 “샤일로가 세상의 모든 고통과 불행을 안고 태어났다고 생각해 왔지만 본인은 그와는 반대로 너무나 낙관적이고 명랑해 이제 내 눈에는 ‘완벽한 딸’로 보인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내가 임신했을 당시 태아가 ‘인어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영원히 딸 아이를 사랑하지 못하게 될까 걱정했다. 그런데 세상에 나온 샤일로가 누구보다 아름다운 까만 눈동자를 가져 아내조차 정말 예쁘다고 말했을 정도였다”며 “샤일로가 가져온 선물이 우리가 준 것보다 훨씬 많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구상에는 단 세 명의 ‘인어증후군’ 환자가 있다. 다른 2명은 플로리다주 탬파에 사는 티파니 요크스와 페루의 3세 여아인데 모두 분리수술을 성공리에 받았다.

미국 TV 방송의 주선으로 샤일로와 티파니는 메인주에서 처음 대면했다. 아직 투석치료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티파니는 신장이식 수술을 받고 완쾌되면 아동병원의 간호사로서 희귀병 환자들을 돌보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샤일로 가족은 웹사이트(Shilohbenefit.com)를 개설해 그가 앞으로 받아야 할 많은 수술과 치료를 위한 기부금을 받고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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