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高 물가 시대 사는 법' 따로 있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高 물가 시대 사는 법' 따로 있네

입력
2008.03.03 15:10
0 0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면서 유가 및 금, 밀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서민들의 삶도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경제불황과 물가가 동반 상승하는 이른바‘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를 타개하려는 움직임들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자가용 이용은 줄지만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은 갈수록 늘고 있고, 새 반지 대신 헌 반지를 사서 쓰는 알뜰족들의 ‘중고 커플링’도 인기다. 원료값이 크게 오른 밀 대신 쌀로 만든 떡이나 쌀 관련 음식 소비 역시 폭발적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

회사원 이모(32)씨는 최근 서울 마포에서 강남으로 회사를 옮기자 자가용 대신 매일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이씨는 “마포로 출퇴근할 때는 기름값이 한달 평균 10만원 들었는데 강남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이씨처럼 차량을 집에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작년 한해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한 승객은 하루 평균 462만6,000명과 575만4,000명으로 3년 전인 2004년 459만명, 474만8,000명에 비해 각각 0.8%, 21.2% 늘었다. 서울 지역 곳곳에서 전용차선제가 실시된 버스 이용객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카풀 신청도 갈수록 늘고있는 추세다. 한 카풀 사이트에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말) 409건이던 신청 건수가 올들어 1, 2월 두 달에만 202건에 달했다. 특히 최근에는 한 차량을 같은 지역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카 셰어링(Car Sharing)’도 등장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 6가구가 1,500㏄ 아반떼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연간 유지비는 가구 당 20만원(유류비 별도) 에 불과하다. 한달 기름값이 2만원도 채 안된다. 마포두레생활협동조합 관계자는 “내달까지 2차 카 셰어링 희망자를 모집하는데 반응이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중고 커플링 인기, 쌀 음식 급증

국제 금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일반인은 물론 중ㆍ고교 학생들 사이에서 ‘중고 커플링’이 인기를 끌고 있다. 회원만 700만명 이상인 한 포털 사이트의 중고물품 매매 게시판에만 관련 글이 하루 평균 30여건 이상 올라 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돌 반지 선물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백화점상품권이나 은반지로 대체된 지 오래다. 종로귀금속상가협의회 채희원(62) 회장은 “돌 반지를 찾는 손님이 지난해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숨지었다.

밀 가격 상승으로 빵 대신 쌀과 떡 소비가 외식업계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주목 받고 있다. ‘떡보의 하루’ 배필성 기획팀장은 “손님들이 떡을 많이 찾아 지난해보다 매출이 5% 가량 늘었다”며 “젊은 층을 타깃으로 다양한 신상품을 준비하고 있고 떡을 작고 예쁜 크기로 차와 함께 제공하는‘떡 카페’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화여대 심리학과 양 윤 교수는 “그 동안 소비자들이 자신의 생활력과 경제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소비를 했는데,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패턴 또한 급격히 위축되는 양상다”이라며 “무절제한 소비욕구를 줄이는 대신 합리적으로 소비하려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