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자동차의 신흥증권 인수를 계기로 금융 계열사인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을 중심으로 한 현대차 그룹의 새로운 금융사업 부문 구조개편이 재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이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 머니(GE Money)와 2004년부터 합작관계에 있어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이 신흥증권 운영을 주도할 경우 GE의 선진 금융기법과 거대 자본의 참여로 국내 증권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GE를 대표해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GE 파트너 리더로 활동중인 버나드 반 버닉(40) 부사장을 3일 만나 그 동안 GE의 한국 금융사업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들어보았다.
GE캐피탈 인도네시아 사장과 세계적인 컨설팅사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를 역임했던 버닉 부사장은 지난 4년간 GE와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의 합작사업에 대한 평가에 대해 "주주나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초심이 재무적인 성과로서 충분히 반영됐다고 자신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에 초기 투자했을 당시 이익은 20억 달러에 불과했는데 지난해에는 그 두 배 규모인 40억달러를 육박하는 성과를 창출했다"며 "더욱 중요한 것은 투자 초기 당시 없었던 새로운 상품에서 그 이익의 절반이 나왔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마디로 GE와 현대차 그룹이 양측의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신상품 개발에 성공했고,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이라는 찰떡 궁합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한국적 기업인 현대차와 가장 미국적 기업인 GE의 어떤 점이 이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버닉 부사장은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스타일리시한 광고와 혁신적인 상품, 독특한 이벤트 등 기존 금융사와는 차별적인 마케팅이 떠오를 것"이라며 "이는 현대차의 혁신적인 전략과 GE의 과학적 접근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카드ㆍ캐피탈 마케팅의 본질은 단지 톡톡 튀는 아이디어뿐 아니라 철저한 고객분석과 조사ㆍ연구를 통해 나온 치밀한 전략"이라며 "세계적으로 검증 받은 GE의 분석기법을 통해 마케팅은 보다 과학적으로 변했고, 고객의 요구를 다양한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파악해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버닉 사장이 주장하는 'GE의 과학'은 무엇인가. 그는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은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요구를 예측하는 능력이 뛰어난 마케팅 기법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시간 낭비와 재고를 최소화하고 고객에게 신속히 좋은 상품을 제공하는 경영 혁신 방법론인 린(LEAN)과 베인&컴퍼니가 고안한 고객분석 기법인 NPS, 여기에 고객의 소리(VOC)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시장에서 차별화한 상품을 개발하는 리서치 방법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현대캐피탈의 신용대출 상품인 프라임론은 심사 승인시간을 기존의 3분의 1로 단축했고, 승인시간도 2일에서 1.5일로 줄였다.
또 대출금리에 있어 민감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상품구성과 제로 수수료상품 개발 등도 GE의 과학적 분석기법을 통해 이뤄질 수 있었다.
현대차 그룹의 신흥증권 인수와 관련해 버닉 부사장은 "현재 어떠한 논의도 진행되지 않아 GE의 입장에서는 말할 것이 없다"며 "신흥증권 인수는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GE로서는 현대차그룹의 입장을 존중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말 GE머니의 한국시장에 대한 직접 진출 소문과 관련해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과의 협력 제휴관계가 성공적인 상황에서 사업 플랫폼을 따로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GE와 현대차 간의 성공적인 제휴 사례는 GE가 다른 동남아 국가 진출에서 가장 효과적인 사업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고 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더불어 GE머니가 단독적으로 한국 금융시장에 진출할 계획에 대해 버닉 부사장은 "계획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현대캐피탈은 현재 은행을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HK상호저축은행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은행을 제외하면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 만큼 다양한 상품을 가지고 있는 회사도 없어 더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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