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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귀환 해리 왕자 "나는 영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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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귀환 해리 왕자 "나는 영웅이 아니다"

입력
2008.03.03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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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웅이 아닙니다. 영웅이라면 지뢰폭발로 부상당해 함께 귀환한 2명의 내 동료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최전선에서 10주간 복무하다 뜻하지 않은 언론의 공개로 1일 조기 귀국한 영국 해리(23) 왕자의 일성이다. 이날 영국 남부 옥스퍼드셔의 공군기지에 도착해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 형 윌리엄(25) 왕자의 따뜻한 마중을 받은 해리 왕자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경험은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매우, 매우 빠른 시간 내” 다시 전선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일약 영웅으로 귀국한 해리 왕자는 참혹한 전쟁의 실상을 몸으로 체득한 경험 때문인지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었다고 영국과 미국의 언론들이 일제히 전했다. “해야 하는 일이라면, 동료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면 해야 합니다. 폭탄을 투하해야 한다면, 가장 끔찍한 시나리오이지만, 그렇게 해야 합니다. 세상일은 그런 것입니다.”

나치 복장을 하는가 하면 나이트클럽에서 흥청망청 술에 취한 장면이 언론에 노출되는 등 철부지 왕자의 구설수는 영국 왕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상류층에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를 구현한 그의 영웅담에 묻혀버렸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해리 왕자는 모범적인 군인이었으며 모든 영국인은 해리 왕자가 수행하고 있는 임무에 대해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배속됐던 부대의 상관인 앤드루 맥키 여단장은 “그가 영예롭게 근무를 마쳤다”고 평가, 해리 왕자의 주가를 한껏 높였다.

영국 찰스 왕세자의 차남으로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는 왕실 기병대 소속으로 지난해 12월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안보가 취약한 지역인 헬만드주에 파병돼 활동해왔다. 그러나 최근 호주의 잡지와 미국 인터넷 매체 드러지 리포트에 그 사실이 보도되면서 영국 국방부는 신변노출에 따른 위험 증가를 이유로 해리 왕자를 즉시 귀국시켰다.

해리 왕자도 외국 언론이 자신의 복무 사실을 공개하기 전 영국 언론과 귀국 후 보도를 전제로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총탄을 부르는 자석’(bullet magnet)이라고 부르며 동료들에게 위험을 줄 수 있는 점을 우려했었다.

리처드 다넷 영국 합참의장은 전선에 다시 가고 싶다는 해리 왕자의“열정과 충성은 높이 사지만, 일러도 18개월 내에는 군이 그를 재배치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도 올해 연말께 조종사 훈련을 마치면 영국 해군 함정에 승선, 해외 주둔군에서 복무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국방부가 1일 밝혔다. 한 해군 대변인은 윌리엄 왕자가 남대서양과 걸프, 태평양, 서인도양을 포함한 가장 위험한 지역의 전선에 배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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