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대세론에 밀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진영에서 4일 ‘미니 슈퍼 화요일’ 4개 주 경선의 목표를 ‘1승’으로 낮췄음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힐러리 의원측 선거 전략가들은 ‘미니 슈퍼 화요일’4개 주 경선 가운데 텍사스와 오하이오주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고 승리할 수 있다고 장담해 왔으나 최근 말이 달라지고 있다. 텍사스와 오하이오주는 할당된 대의원수가 각각 228명과 161명인 ‘미니 슈퍼 화요일’의 최대 승부처이고 나머지 두 곳은 로드 아일랜드(32명)와 버몬트주(23명)이다.
힐러리 의원 진영의 수석 선거전략가인 마크 펜은 29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를 통해 “오바마 의원이 4일 4개 주 경선에서 모두 이기지 못한다면 오히려 그 쪽에 문제가 생겼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거꾸로 힐러리 의원이 4개주 가운데 한 곳에서만 승리한다고 해도 오바마 의원의 대세론에 제동을 건 것이고 이후에도 경선을 계속할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여기에는 미니 슈퍼 화요일에 1승만 거둬도 당내에서 거세질 중도 사퇴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8월말 전당대회까지 경선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이 발언은 2주전까지만 해도 힐러리 의원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지던 텍사스에서 최근 오바마 의원이 이길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힐러리 의원은 오하이오주에서는 아직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그 격차도 급속히 좁혀지고 있다.
힐러리 의원 진영의 홍보국장 하워드 울프슨은 보다 구체적으로 “오바마 의원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민주당 대선후보라고 말하고 있고 실제 대선후보가 다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오바마 의원이 4개주를 모두 석권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원들 사이에 그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울프슨은 이어 “오바마 의원은 막대한 정치자금 등 모든 특권을 갖고 있고 언론들도 일방적으로 오바마 의원편을 들고 있다”며 언론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은 ‘슈퍼 화요일’이후 11연패를 당한 힐러리 의원이 경선을 계속하려면 텍사스와 오하이오주 모두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미니 슈퍼 화요일’에 전승을 거둬 힐러리 의원에게 결정타를 안긴다는 목표아래 텍사스와 오하이오주에서 TV광고에 힐러리 의원보다 두배 이상의 돈을 쓰고 있고 지지자들의 투표율 제고를 위해 선거 운동원이 가가호호 방문하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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