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부자들은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더 궁핍해지는 양극화 현상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미 의회 예산국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최상위 1%에 해당하는 부자들은 2005년에 전년 대비 가구당 46만5,700달러의 소득을 더 올려 소득증가율이 42.6%에 달했으나 최하 20%의 빈곤층은 불과 200달러의 소득 증가로 증가율은 1.3%에 그쳤다. 이는 빈곤층의 소득은 사실상 거의 변하지 않았으나 부자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부를 늘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소득 수준이 중간 정도에 있는 20%의 중산층도 2005년에 2,400달러밖에 더 벌지 못해 소득 증가율은 4.3%에 불과했다. 부자들의 소득증가율이 중산층에 비해서도 거의 10배에 달한다는 얘기이며 부자들은 과거에 비해 더욱 빠른 속도로 훨씬 더 큰 부를 누리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양극화 때문에 2003~2005년 사이 미국 상위 1%의 부자들 소득 합계는 최하 20%의 빈곤층 소득 합계를 훨씬 초과했다. 2005년 상위 1%의 부자들 소득 합계는 5억2,480억 달러로 3억8,340억 달러에 머문 최하 20%의 빈곤층 소득 합계보다 37%나 많았다. 상위 10%에 해당하는 부자들이 2005년에 미국 전체 소득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28년 이래 가장 높았다.
미국 부자들의 소득 증가는 2000년 폭락이후 꾸준히 이어져온 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상위 1%의 부자들은 소득의 절반 정도를 자본 투자와 기업 경영에서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 같은 양극화에 대해 1월 “지난 25년간 계속된 현상이 누적된 것”이라고 말했으나 부시 대통령의 감세 및 감세 영구화 정책이 부자들의 소득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시 대통령의 장기 자본이득세 감세 정책이 결국 부자들을 위한 것이었음이 증명된 것이다.
공화당계 분석가들은 “부자들이 감세 정책의 혜택을 받기 위해 과세의 표준이 되는 소득 신고액을 높인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 소득 증가는 그보다 낮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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