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이 피해지역 보상을 위해 1,000억원의 지역발전기금을 출연키로 했다.
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은 29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태안 기름유출 대책 마련과 관련한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출연금은 회사 유보금에서 충당할 예정이며 기금을 내는 시기와 방법, 운영에 대한 부분은 정부의 관련부서가 확정되면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1,000억원을 기금 형태로 내는 것은 이 금액이 통상적 배상금으로 해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며 "피해보상금으로 해석되면 향후 사고 유조선의 보험사측이 자신들이 내야 할 배상 금액에서 삼성중공업이 출연한 1,000억원 만큼을 공제한 뒤 배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또 삼성그룹 사회봉사단과 연계해 서해지역 100여개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지역 소년소녀가장 및 독거노인 등 소외 계층 후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태안 지역에 하계 휴양소를 운영, 그룹 임직원들이 이를 이용토록 해 태안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태안지역 생태계 복원 활동도 적극 돕기로 했다.
김 사장은 "기름유출 사고로 올해 경영 전략이나 투자 계획 등을 전혀 확정하지 못해왔다"며 "이번 지원 방안을 조속한 시일 내에 실행에 옮기고 본격적으로 올해 회사 경영계획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안군 주민들은 "피해주민을 우롱하는 처사" 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원재(55) 서산수협조합장은"1,000억원 기금은 무한배상을 요구해온 주민 입장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비수산분야 피해대책위원회 전완수(45) 사무국장은 "삼성은 1년에 1조원씩 적어도 5년간 기금을 내야 한다"며 "간접지원책도 태안에 에버랜드와 같은 대규모 위락시설을 만들어 지역관광산업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완구 충남지사도 삼성측에 "수용하기 곤란하니 새로운 안을 만들어 오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