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8일 "북한 김정일과는 개인적 유대를 가질 생각이 없으며 그런 관계는 불가능하다"고 말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견해를 달리하더라도 다른 지도자들과 개인적 유대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으나 "김정일과는 그런 관계를 맺지 않을 것이며 그와는 개인적 유대가 불가능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북한 핵 문제에서는 미국이 주고받기식 협상을 원칙으로 정책을 수정했지만 '악의 축'의 독재자 김정일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기본적인 생각은 전혀 바뀌지 않았음을 반영한다.
지난달 부시 대통령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한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부시 대통령이 이날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겨냥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부시 대통령의 김정일 관련 발언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개인적 견해일 수 있으나 북한 핵 신고를 둘러싼 교착 상태에 대한 미국의 변화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부시 대통령은 1년도 채 남지 않은 임기 중 북미가 획기적인 관계개선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현실적 인식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이 임기중 북미 관계정상화에 준하는 진전을 예상하거나 기대했다면 김 위원장에 대한 발언에 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북미 관계진전은 북한이 핵을 실질적으로 포기하느냐와 직접 연계돼 있기 때문에 미국이 부시 대통령의 임기중에 이룰 수 있다고 믿는 목표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북핵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부시 대통령 임기중 북한 핵의 폐기까지를 목표로 상정했으나 현재로서는 북한 핵 신고의 '완전함과 정확성'을 확보하고 이를 검증하는 데에도 시간이 빠듯하다.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은 중국과의 양자 회담이후 북한 핵 신고 문제에 일부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으나 이 같은 진전이 북핵 문제 해결의 속도를 어느 정도 높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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