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킥의 마술사’ 데이비드 베컴(33·LA갤럭시)의 명성은 역시 헛되지 않았다.
지난 1일 ‘모토로라컵 LA갤럭시 코리아투어’ LA갤럭시와 FC서울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황금발’ 베컴을 보기 위해 3만4,000여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베컴은 90분 동안 ‘킥의 향연’을 펼치며 상암벌을 들끓게 만들었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선 베컴은 경기 시작과 함께 오른 측면에서의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로 상대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케 하며 맹활약을 예고했다. 전반 13분에는 하프라인에서 띄운 로빙패스가 공격수 카를로스 루이스에게 정확하게 연결돼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루이스의 볼트래핑만 좋았다면 충분히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명품 패스’였다. 정지된 공을 모두 전담한 베컴은 1분 뒤 오른쪽 코너킥에서도 루이스의 머리에 뚝 떨어지는 정교한 크로스를 선보였다.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휘젓던 베컴은 전반 21분 감각적인 크로스로 ‘작품’을 만들어냈다. 센터 서클 앞에서의 프리킥 찬스에서 베컴은 FC서울 수비진이 채 정비되기 전에 기습적인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받은 앨런 고든은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에서 가볍게 선제골로 연결시켰다.
이후에도 베컴은 ‘컴퓨터 크로스’로 팀 공격을 주도하며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베컴은 정조국에게 페널티킥골을 내주며 1-1 무승부로 끝난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첫번째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 이는 승부차기에서 팀의 유일한 골이었다. 베컴은 “이날 전반전은 갤럭시에 입단한 이래 최고였다”라며 만족해 했다. 그러나 승부차기에서 LA갤럭시는 1-2로 FC서울에 패했다.
5박6일간 연일 수많은 팬들을 몰고 다니며 ‘베컴열풍’을 실감케 한 베컴은 2일 소속팀과 함께 중국 상하이로 출국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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